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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부 구로구와 금천구 인근에는 각종 산업단지와 유통상가가 분포돼 있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축이었던 구로공단이 있어 유통상가의 발전을 촉진했고 현재는 구로디지털단지와 가산디지털단지에 3차산업 직종이 자리잡으며 여전히 대한민국 발전에 일조하고 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보급으로 플랫폼이 활성화됐고 소음 등 각종 문제로 공장이 서울에서 경기도 외곽으로 이전했다. 이런 와중에 유통상가에 입점해 있는 소상공인들의 상황은 어떨까. 그 얘기를 듣기 위해 최우철 시흥유통진흥사업협동조합 고문 겸 이사를 만나 봤다.
시흥유통상가 입점 상인 대변하는 시흥유통진흥사업협동조합
시흥유통상가는 금천구 최남단에 있으며 안양시와 바로 인접해 있다. 현재 3750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으며 약 4만 평 규모다. 1987년에 완공된 이 상가단지는 30년이 넘어 노후화됐는데 이에 서울시가 이곳을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로 지정해 앞으로 물류와 유통·상업·주거시설 등을 아우르는 복합 물류거점 지역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시흥유통상가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을 대표할 수 있는 단체인 시흥유통진흥사업협동조합은 2015년 설립돼 중소기업중앙회 서울지역본부 소속으로 입점상인의 70%인 공구 및 산업용품 유통업체 163개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상인들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있으며 각종 지원사업 등도 펼치고 있다. 최 고문은 시흥유통상가에는 없는 것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예전에 그런 얘기가 있었어요 탱크나 비행기 등 못 만드는 게 없다고요.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쓰이는 것들을 이곳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그 정도로 저희 상가에서 판매하는 물품이 많습니다.”
수요 줄면서 매출 하락… 여건 변화가 원인
최 고문은 시장의 다양화와 플랫폼 등으로 수익이 예전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소상공인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 구로공단이 있을 때에는 상가를 찾는 손님들이 정말 많았어요. 공구 용품 등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수요도 많았기 때문에 발 디딜 틈이 없었죠. 심지어 경상도나 충청도 등 멀리서도 찾아왔어요. 하지만 각 지역에서 다양한 시장이 형성되고 여기에 플랫폼이 가세하면서 상가를 찾는 손님이 예전에 비해 줄었죠.”
“요즘은 주로 금천구에 있는 공장에서 저희 상가를 주로 찾아 주시고 아직까지 대구나 부산 등 먼 지역에서 찾아 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해외에도 수출하고 있을 정도로 완전히 경쟁력을 잃은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애로사항 겼었던 입점상인과 조합… 대출 기간도 연장해야
조합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은 없을까. 최 고문은 애로사항이 정말 많았다면서 대표적인 몇 가지를 설명했다.
“하나하나 다 꼽을 수가 없을 정도로 사례가 많은데 몇 가지만 얘기해 드리자면 대규모점포 관리비에 관한 것이에요. 관리비가 그동안 불투명하게 사용되니 민원이 증가했어요. 저희 조합이 2015년에 생기면서 그것 때문에 갈등이 심했었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문서화해서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차관님을 찾아갔어요.”
“이후 민원 접수를 해 주셨고 45분 동안 면담도 진행했어요. 권익위 측에서도 사무관이 5번 저희 조합을 방문했었죠.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대규모점포 관리비에 관한 조사를 시작하게 됐고 중소기업중앙회와 각 대학의 교수들로 꾸려진 10명의 위원단이 만들어졌죠. 이어 당시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이 대규모점포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통과가 되면서 마침내 지자체에서 관리하게 됐습니다. 관리하는 곳이 바뀌면서 소상공인의 돈 150억~300억 원이 절약됐습니다.”
“또다른 것은 대출에 관한 것이에요. 금융권에서 담보대출을 받았는데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니 상환을 하는 데 부담이 되는 것이에요. 심지어 이자도 10%로 높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돈을 갚느라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국의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이니 금융권에서 소상공인의 숨통이 트일 수 있도록 유예를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성실하게 상환을 잘 하고 금융거래가 어느 정도 원만하다고 판단되면 기간을 늘려 주는 거죠.”
“또한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줘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금융권이 돈 잔치를 한다는 말이 있는데 결국 은행도 고객이 있어야 존재하는 거죠. 저도 조합원들의 이 같은 애로사항을 해결하고자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들 등에게 전화를 하며 정부의 금융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어요.”
자동차와 반도체는 호황… 반면 소상공인들은 암울
최 고문은 시흥유통상가의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지역 시장의 다양화와 유통 플랫폼 등으로 상인들의 매출이 많이 하락한 상태예요. 정부에서는 수출이 활성화되고 모든 경제 성장 원동력이 올라가고 있다고 하지만 그런 건 자동차나 반도체 등 특수한 산업에 국한돼 있다고 봐요. 요즘 소상공인들의 폐업률이 높다고 하잖아요. 그만큼 경제의 기반이 되는 소상공인들은 무척 힘든데 호황인 업종만 가지고 경제의 지표를 이야기 할 수는 없어요. 그 긴 터널을 하루빨리 지나야 하는데 내년에도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조합이 계획하고 있는 일은 무엇일까. 최 고문은 입점상인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조합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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