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존 핵심 산업 혁신·대체 산업 육성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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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2개 분기 연속 ‘성장률 쇼크’… 심각성 반영
반도체·자동차·유화 등 5대 수출품목 정체·마이너스
美대선 누가 되든 미 우선주의·보호무역 강화 대비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8 00:02:01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 제고가 시급하다. 우리나라 경제에 2개 분기 연속 ‘성장률 쇼크’가 이어졌다. 긴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수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심각한 불황에 시달리던 반도체의 빈자리를 메워 주던 자동차마저 올 3분기(7~9월) 실적에선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 경제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 대비·속보치)은 0.1%다. 분기별 성장률은 올해 1분기 1.3% 성장 후 기저효과 등으로 2분기 -0.2%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역성장을 벗어났지만 한은이 8월에 예상한 0.5%보다 0.4%p나 떨어졌다.

재화 수출이 상반기까지 6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고, 당시 글로벌 경기 흐름으로 미루어 수출이 3분기에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감소한 게 가장 큰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3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이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0.4% 감소했다. 자동차는 반도체 업황이 사상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지난해, 사상 최초로 수출액 700억 달러(약 96조5000억 원)를 넘어서며 국내 산업계를 든든하게 떠받쳐 온 주력 수출품이다. 올 들어 반도체가 인공지능(AI) 수요를 바탕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를 두고 위기라는 진단이 나오는 상황에서 현대차마저 판매 대수가 줄고,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5% 줄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이 겹치며 3분기 판매량은 작년보다 3.2% 감소한 101만 대에 그쳤다.

이처럼 전체 수출의 절반에 이르는 주요 5대 수출 품목(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석유화학·철강)의 실적은 사실상 정체나 마이너스에 그치고 있다. 반도체는 지난 3분기 수출이 41.4% 늘었고, 1~9월로 따져도 48.1% 늘었지만,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선 오히려 8.3% 줄었다.

‘수출 입국’ 한국 경제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수출은 한국 경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산업마저 중국의 추격 등으로 경쟁력을 잃어 가는 상황이기에 심각성이 크다.

문제는 3분기 GDP 성장률 쇼크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11월5일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관세 리스크는 국내 경기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2025년 성장률 수준을 더욱 둔화시킬 것으로 보여 상황별 대비가 요청되고 있다. 누가 되든 상대 후보의 정책을 가미할 것이고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는 현재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게 세계 경제계의 지배적 전망이다.

토마스 헬빙 IMF 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이 최근 “한국은 글로벌공급망과 세계시장에 강력하게 통합돼 있으며 미국과 중국 양국에 강하게 노출돼 있다”며 “(미 대선 후) 미·중 무역 갈등 증대는 한국 경제의 주요 하방 리스크”라고 엄중히 지적한 바 있다. IMF의 경고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전망이 향후에도 매우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존 핵심 산업에서 뼈를 깎는 혁신은 물론 이들 산업을 중장기적으로 대체할 혁신 산업의 부상을 끌어 줄 유인책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친(親)시장 정책과 불합리한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기업 관련 정책들은 기업 성장의 효과성을 기준으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또한 쓸 수 있는 정책을 총동원해 내수 진작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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