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 걷힌다… 수출 성장세 둔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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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연속 증가’ 수출… 10월부터 기저효과 종료돼 증가율 꺾여
11월엔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 남아… 美 대선 다음 수출 감소 경향
올 수출 목표 7000억 달러 불투명… 목표 달성하려면 월당 670억 달러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03 11:48:35

▲ 부산항에 적재된 컨테이너. 우리나라 수출이 13개월째 증가세지만 연말부터 기저효과가 걷히며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수출이 13개월째 증가세지만 연말부터 기저효과가 걷히며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11월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어 통상 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은 버거워 보인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75억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4.6% 늘었다. 10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로, 우리나라 수출은 13개월째 증가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출 증가율을 보면 수출 성장세는 둔화하는 모양새다. 올해 7월 13.5% 증가한 이후 8월 11%·9월 7.5%·10월 4.6%로 점차 줄어들었다.

수출 증가율이 둔화한 데에는 기저효과가 걷힌 영향으로 보인다. 1년 전과 비교하는 수출은 전년 수출이 줄어들거나 소폭 증가하면 이듬해 수출이 증가했을 때 증가율이 더 많이 늘어나는 등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2년 10월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5.8% 줄어든 이후 2023년 9월까지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2023년 초부터 7월까지 2월과 6월을 제외하면 모두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10월 수출은 14.2% 증가했음에도 올해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각각 4%대 수출 플러스를 기록했던 만큼 수출 증가세는 꺾일 가능성이 크다.

또 11월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글로벌 통상 환경이 이전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2020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 선거 다음해에는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경협이 1988년부터 2018년까지 30년간 대미 수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미국 대선 있었던 다음해인 8개 해의 대미 수출액이 전년 대비 평균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정부는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이마저도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수출액은 5661억 달러 수준인데, 목표 달성까지 남은 1339억 달러를 채우려면 남은 11·12월에 각각 669억50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써야 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 역사에서 월별 수출액이 600억 달러를 넘었던 적은 2021년 11월에 604억 달러를 기록했던 때가 처음이다. 이후 12월(607억 달러)·22년 3월(638억 달러)·5월(618억 달러)·7월(602억 달러) 등 5번뿐이다.

이 시기에도 600억 달러대 초반의 수출액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670억 원에 가까운 수출 실적을 대선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거두기란 어려워 보인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