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2800명 희망 퇴직… 네트워크 품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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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전출 인원 합쳐 4500명 정리… 비용 절감 효과 기대
KT 새 노조 “퇴직자 데려가겠다고 전 지역 일선 현장서 난리”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0 13:43:03

KT의 인력 구조 개선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인력 재배치 대상 인원들이 담당하던 네트워크 품질 유지 문제가 숙제로 남았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8일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희망퇴직 신청 인원은 2800명으로 사무직과 현장직 비율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영섭 KT 대표는 KT의 수장이 되기 전부터 ‘재무통’으로 꼽혀 왔고 LG CNS 대표이사 시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김영섭 대표가 취임할 때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됐다.

김영섭 KT 대표는 3월28일 주주총회에서 합리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10월에는 KT 내부에서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이 유출됐다. 유출 자료에 따르면 KT는 선로 통신시설 설계·고객 전송·통신국사 내 전원시설 설계·유지·보수를 맡는 인원 5700명을 자회사로 이동시키거나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

최근 종료된 자회사 전출 신청 인원은 약 1700명이다. 희망퇴직 인원 2800명과 합치면 4500명의 인원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KT는 대규모 인력 조정을 통해 막대한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김영섭 대표가 추진하는 AICT(인공지능과 정보통신 기술의 합성어) 전환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퇴직자 2800명에 대한 인건비는 내년부터 바로 세이브되고 전출자에 대한 인건비는 KT가 설립된 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할 계획”이라며 “수수료는 현재 인건비보다는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신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인력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네트워크 품질 유지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새로 분할되는 자회사인 KT 넷코어와 KT P&M의 목표 인원은 각각 3400명과 380명이다. 목표했던 자회사 인원을 채우지 못한 것에 더해 대규모 인원이 빠져나감에 따라 현장 업무 혼선이 예상된다.

KT는 2021년 10월25일 KT 전국 인터넷망 장애로 무려 3000만 회선이 피해를 입는 등 5년간 5건의 통신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 원래도 잦은 통신 장애 문제가 지적됐는데 네트워크 인력을 감축하면 통신 품질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8일 선로 설계·운용·비즈 서비스 운영을 맡을 단기 계약직 채용 공고를 냈다. 해당 인원들은 광·동 케이블망 통신관로·통신구 설계 및 정산과 선로 시설 전산화 관리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통신 전송 장비 운용·보수와 가입자 컨설팅을 통한 전송 회선 구성 및 고객망 품질 점검과 기술 컨설팅 직군 또한 채용한다.

이 외에 퇴직자들에 대해 계약직 현업 복귀를 추진하고 신입 사원 채용을 예고하는 등 여러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기존 직원들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KT 새 노조는 “일선 현장에서는 사람을 못 구해서 이미 퇴직한 직원에게 전화를 돌리고 있고 그마저도 각 지역에서 서로 데려가겠다고 난리”라며 “KT 선로 업무는 단기간에 기술 전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력 누수에 따른 네트워크 안정성 리스크가 수 차례 지적돼 왔다”고 비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