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하라” “절대 안 돼” 친한·친윤 갈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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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해제 찬성표 던졌지만 尹 거취 싸고 이견
친한 “계엄령 우리가 한 게 아니다” 책임 선 그어
홍준표 “용병 둘이서 당 거덜 내고 있다” 쓴소리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4 12:54:12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새벽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 선포 해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수 국민이 잠들 무렵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 선포한 비상계엄이 약 6시간 만에 해제됐다. 야당은 물론 여당 지도부·의원 상당수도 계엄 해제에 찬성했다. 다만 여당에서는 윤 대통령의 탈당 등 중대 결심을 두고선 목소리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계엄 해제 당일인 4일 오전 일찍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었다. 친윤계인 김재원·김민전 최고위원은 건강상 이유 등으로 불참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대통령 탈당 △내각 총사퇴 △국방부 장관 등 책임자 문책 등이 언급됐다. 김종혁 최고는 “책임질 사람들 문책은 당연히 따라야 된다는 것에 대부분 공감했다”며 “(친윤계인) 인요한 최고위원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전 4시24분께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이 참담한 상황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 국방장관 해임 등 책임 있는 모든 관계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오전 3시께 “조속한 계엄 해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당협위원장들도 당 지도부와 목소리를 냈다. 김종혁 최고 등 당협위원장 21명은 4일 오전 성명에서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탈당해 달라”며 “탈당 거부 시 당 지도부는 대통령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출당 조치해 달라”고 촉구했다.

3일 오후 10시24분께 윤 대통령이 긴급 브리핑에서 선언한 비상계엄은 4일 오전 4시30분께 국무회의에서 해제됐다. 앞서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처리한 뒤 대통령실에 송부했다. 결의안은 재석 190명에 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곽규택·김상욱·김성원·김용태·김재섭·김형동·박수민·박정하·박정훈·서범수·신성범·우재준·장동혁·정성국·정연욱·조경태·한지아 등 국민의힘 친한계·무계파 의원 18명도 찬성표를 던졌다.

결의안 표결 참여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여야 의원은 국회 출입을 통제한 군·경 및 기타 일정으로 본회의장에 들어서지 못했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 60여 명은 추 원내대표가 긴급 소집한 의원총회 참석을 위해 여의도 중앙당사에 머물다가 표결 참여 시기를 놓쳤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 원내대표는 “제 판단으로 불참했다. 국회에 들어오는 노력을 하다가 도저히 안 돼 당사에 모여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김상욱 의원은 “의원들이 (국회에) 못 들어가게 (추 원내대표가) 계속 헷갈리게 했다”고 주장했다.

계엄 해제에는 지도부와 상당수 의원이 동의한 국민의힘이지만 대통령 탈당 여부를 두고선 친윤·친한계 목소리가 엇갈렸다. 복수의 참석자에 의하면 4일 오전 의총에서 친윤계 A의원은 탈당 대신 대국민 사과와 당 지도부의 대통령 면담을 제안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대통령 탄핵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반면 친한계 B의원은 “계엄령은 우리(국민의힘)가 한 게 아니다”며 대통령과의 조속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한 대표를 모두 비판하는 듯한 목소리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4일 자신의 SNS에서 “용병 둘이서 당과 나라를 거덜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4일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