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일부 도시의 집값 연속 상승으로 서민 주거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주택 공급 가속화는 시급한 현안이다. 10·15 대책 이후 1년, 집값은 오히려 더 빠르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책 직후인 지난해 10월 셋째 주부터 1년간 서울 아파트 상승률은 14. 74%로 역대 최대다. 집값만 오른 게 아니라 전·월세 오름세는 역대 최대다.
트리플 폭등은 정부의 각종 규제정책이 수요를 왜곡시킨 결과다. 시장 구조를 인위적으로 뒤튼 것이다. 정부가 6. 27대책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10·15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한 데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시행한 게 주된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다주택자들의 갭투자를 통한 임대주택 공급이 끊긴 상황을 초래해 전·월세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이기에 전·월세를 살 바에는 차라리 집을 구입하는 게 낫겠다 싶어 상대적으로 대출한도가 많이 나오는 15억 원 이하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매수가 늘어나서 매매가까지 올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시장 왜곡을 낳은 결과다.
10·15 대책은 서울 전역과 과천, 광명, 성남 분당 등 경기 12곳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었다. 수요는 정부 규제를 피한 화성 동탄, 용인 기흥, 구리로 옮겨갔다. 정부는 다시 올해 6월30일 세 곳을 추가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정부는 10·15 대책 당시 수요가 타지역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지만 예측은 어긋났다.
정부는 주거 불안 해소를 위해 3기 신도시와 수도권 주요 부지의 주택 공급을 조속히 추진한다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수도권 주택 매매 및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8·13 주택 신속 공급 방안’을 비롯한 공급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수도권 135만 호 착공 목표의 이행력을 높이고 신규 택지 10만 호를 포함해 수도권에 23만 호 이상 추가 공급을 추진해 국민이 원하는 입지에 저렴하게 공급해 주거 사다리를 복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존 3기 신도시 및 도심 유휴부지로서 수도권은 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 부천 대장, 인천 계양 등 기존 3기 신도시 물량과 함께 도심 내 유휴부지 및 노후 청사 부지가 활용된다. 문제는 공급이 더디다는 것이다. 국토부의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에 상정된 안건들이 신속하게 처리되지 못하고 계속 보류 판정을 받아 정부의 주택 공급 추진과 엇박자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 목표와 실제 주택이 시장에 나오는 시점 사이에는 간극이 크다. 올해 1~8월 수도권 주택 착공 실적은 8만 6739 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1년을 맞아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 확대의 실행력을 높이는 동시에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요 억제 중심의 규제만으로는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불안을 해소하기 어려운 데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잇따른 예외와 유예 조치로 제도가 복잡해지면서 시장 혼란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은 속도를 높이고 규제는 시장 상황에 맞춰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단순히 공급 목표 수치를 늘리는 것보다 공급 속도 혁신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면밀히 추진하길 바란다. 패스트트랙(최단기 착공 모델) 도입과 민간 공급 생태계 복원 및 금융 지원, 비(非)아파트 규제 완화 및 용도 전환 등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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