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거래 피해를 신고한 사건 중 절반가량은 본격적인 조사도 받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공정위에 접수된 신고는 총 1만753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심사불개시’ 처리된 사건은 8419건으로 전체 신고의 48%에 달했다. 신고 2건 중 1건은 조사 문턱조차 넘지 못한 꼴이다.
공정위 신고 접수는 △2020년 2707건 △2021년 2422건 △2022년 2512건 △2023년 2505건 △2024년 2901건에 이어 지난해 3053건으로 처음 3000건을 넘어서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고가 늘면서 심사불개시 건수도 2020년 1337건에서 지난해 1609건으로 늘어 두 지표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체 접수건의 절반이 넘는 52.7%가 심사불개시 처리됐으며, 무혐의(1125건)와 종결(45건) 처리가 뒤를 이었다. 올해도 7월까지 1431건이 접수된 가운데 445건이 심사불개시로 분류됐다.
공정위의 심사불개시는 신고 내용이 소관 법률 적용 대상이 아니거나 법 위반 혐의가 명백히 없는 경우 등에 내려지는 조치다. 심사불개시 처리 자체를 곧바로 부실 조사나 부실 처리로 단정 짓기 어려운 이유다.
그럼에도 6년여간 8000건이 넘는 불공정 신고가 정식 심사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걸러진 만큼, 처리 기준의 적정성에 대한 재점검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해마다 증가하는 불공정 거래 신고 사건을 적기에 조사하고 처리할 수 있는 공정위 내 조직과 인력이 충분한지에 대한 진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성훈 의원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수천 건의 신고가 제대로 된 조사조차 받지 못한 채 외면받았다”면서 “정당한 피해 신고가 부당하게 걸러지는 일이 없도록 심사불개시 기준을 재정비하고, 공정위의 사건 처리 시스템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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