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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사법연수원 18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선출 권력 우위’ 발언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논의의 출발점은 헌법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행은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대한민국 헌법을 한번 읽어보시라. 그것이 제 대답”이라며 “헌법 몇 조에 근거해 주장을 펼치면 논의가 생산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임명 권력은 선출 권력으로부터 권한을 나눠 받은 것”이라며 “권력 서열은 국민 → 직접 선출 권력 → 간접 선출 권력”이라고 발언한 이후, 삼권분립 훼손 논란이 이어진 데 대한 견해다.
그는 사법부의 권한과 역할에 대해 “사법부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견제하기 위해 헌법에 따라 만들어진 기관”이라며 “사법부 판결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 권한은 헌법에서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 판결이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할 때는 제도 개선 논의를 할 수 있고, 법원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행은 정치권과 법조계를 달군 ‘선출 권력 vs 임명 권력’ 논쟁에 대해서도 “정치 문제를 사법부에 가져오면 판결은 정치적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다”며 “정치의 사법화를 경계해야 하고, 그것이 사법이 정치화되는 것을 막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행은 정치 문제를 사법부로 가져오는 행태가 오히려 사법의 정치화를 불러온다고 경계했다. 그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신분으로 구속영장 청구를 받았을 당시,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보수 진영 일각에서 담당 판사를 정면 비판했던 사례를 들며 “헌법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일부 보수 정치인과 언론은 판사의 성향이나 과거 판결 이력을 문제 삼으며 ‘정치적 편향’이라고 몰아세웠다. 문 전 대행은 이를 두고 “헌법은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하고 있으며, 판결 내용에 따라 개별 법관을 공격하는 것은 사법권 독립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어떤 판결이든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법관을 흔드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사법개혁 논의에 대해서는 “사법부가 참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사법개혁 역사에서 사법부가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개혁은 이해관계가 복합적인 문제여서 일도양단식 결론은 어렵다. 본질적 이익은 지키되 비본질적 사안에서는 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행은 사법개혁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재판에서 패소한 사람은 상급심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원하고, 승소한 사람은 신속한 확정을 원한다. 행정부·입법부·국민 모두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쉽게 결론 내릴 수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재판은 독립되어 있어야 하고, 판결은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 제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이끌었던 경험을 언급하며 “비상계엄은 헌법위반 책임을 헌법재판소가 물은 사례로, 앞으로는 누구도 요건에 맞지 않는 계엄을 선포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심판을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에 뿌리내린 사건”으로 규정하며 “정치적 갈등은 어느 한쪽 책임으로 돌릴 수 없으며,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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