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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국책은행이 아닌 민간은행이다. 미국 정부가 일정부문 지분을 소유한 가운데 JP모건 등을 비롯한 사립은행들도 이곳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연준의 주된 업무는 기축통화인 달러화 발행과 이 같은 발권력을 배경으로 전 세계 통화량 조절이다. 이 밖에도 지급 준비율 변경, 주식 거래에 대한 신용규제, 가맹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규제, 연방 준비 은행의 재할인율 등을 결정한다. 달러화가 세계 기축통화로 사용되면서 연준의 결정은 사실상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연준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하자 양적완화를 실시했다. 달러를 시중에 ‘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연준은 과거와 다른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풀었다. 달러를 찍어냈던 기존의 방식 대신 미국 국채와 공기업 채권 등을 매입한 것이다. 2008년 11월, 2010년 11월, 2012년 9월 세 번에 걸쳐 4조달러 규모의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한 것을 비롯해 꾸준히 시장에 돈을 풀었다. 달러 공급량이 증가하자 달러의 가치는 하락했고 화폐의 가치를 가늠하는 이율도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연준은 첫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한 직후 아예 ‘제로 금리’ 정책을 실시했다. 지난해 10월 연준은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미국경제가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연준이 달러를 거두겠다고 발표하자 세계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언제 올라갈 것인지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 금융시장 안팎에서 ‘2015년 9월’을 예측하는 목소리가 가장 힘을 얻었다. 9월 금리인상이 현실화될지 결정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가 오는 16·17일 양일간 열린다. 스카이데일리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되는 정례회의를 앞두고 이를 둘러싼 우려와 긴장 그리고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진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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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가 오는 16·17일 이틀간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7년간 제로금리를 이어 온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 혹은 동결될지 판가름 난다. 이런 가운데 국제금융기구는 물론 전문가들과 학자 등은 일제 금리인상을 반대하고 나섰다. 미국 내에서조차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금리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가계 및 기업부채 폭탄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사실상 금리인상 카드를 뽑지 못해 배수진을 쳐야 하는 상황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진은 미국 뉴욕 맨해튼 월가에 위치한 증권거래소 ⓒ스카이데일리
가계부채·자영업부채에 기업부채까지 금리인상 여지 없어 ‘한국경제 배수진’
지난 7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제로금리’가 종결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오는 16·17일 양일간 개최된다.
이에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금융가가 긴장국면에 빠져들었다. 물론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경제전반의 시한폭탄 위협이 되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금리인상이 우리 발등에 떨어질 문제는 한국경제의 가장 예민한 부분인 ‘부채폭탄’ 뇌관을 건드려 큰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은행 및 비은행 대출, 회사채, 기타 채무 등 총 부채 규모는 올 1분기 말 기준으로 2300조원이 넘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약 100조원 급증한 것일 뿐만 아니라 작년 1분기 증가액 55조원에 비해서도 두 배에 달하는 수치라는 점에서 대단히 우려스럽다.
저금리 속에 빚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사실상 수많은 기업들을 도태시키는 촉매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건실한 기업마저 도미노 위험에 빠지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자료: 블룸버그, 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여기에 가계부채 및 자영업 부채까지 감안하면 한국경제는 배수진을 쳐야 할 위기다. 따라서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우리 경제의 금리인상 압박은 자칫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는 진퇴양난 상황을 만들 개연성이 높다.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대규모 부실로 떨어질 경우 연쇄적으로 금융권까지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금리인상은 결국 꺼내기 불가능한 카드로 꼽힌다. 국내 금융 전문가들은 오는 2017년까지 국내 금리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골드만삭스도 우리나라가 2017년까지 금리인상을 해선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우리나라가 세계 흐름에 맞춰 성급하게 금리를 인상할 경우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의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 여론 “지금은 금리 인상 ‘때’ 아니다” 한 목소리…‘재닛 옐런’ 연준 의장 압박
우리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움직임에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만족해야 할 처지다. 다행히 세계 주요 금융기구와 기관들이 미국의 금리인상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지난 상반기 미국 안팎을 뜨겁게 달궜던 ‘9월 인상설’이 과연 현실화될지 촉각을 모으는 가운데 미국 내 석학들과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 등의 경제수장들이 “지금은 때가 아니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와 주가폭락을 맞은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 것이다.
▲ 자료: 미국 상무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미국 내부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해야 한다는 것과 미국 내부의 경제가 아직 기준금리를 인상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주된 이유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콜롬비아대 교수는 ‘지긋지긋한 연준’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금리는 보통 물가상승 압력이 있을 때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지금 미국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하며 금리 동결을 요구했다. 현재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연준이 목표로 한 2% 미만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또 금리 인상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 주장했다. 미국 8월 실업률은 5.1%로 발표됐지만 파트타임 종사자, 한계 고용 근로자 등을 제외한 실질 실업률은 10.3%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워렌 버핏 버스셔 해서웨이 회장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결정하게 될 경우 이는 미국의 수출 둔화로 직결될 것”며 금리인상을 단행할 만큼 미국의 경제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리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 5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오랜 기간 인상하지 않은 연준은 가급적 영원히 그렇게 해야한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물가, 고용률, 실업률 등 모든 수치가 완벽하게 올라왔을 때 금리를 인상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카우식 바수 세계은행 수석 경제연구원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세계 경제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지난 8일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금리인상이 큰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현 시점에서는 일부 혼란을 일으킬 것이다”며 “특히 신흥경제국가들이 공황 상태와 극심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미국 경제회복 신호탄 ‘양적완화’ 철회했으나…연준, 금리인상 역풍도 무시 못 해 ‘고민’
지난해 10월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종료’ 선언은 연준이 미국 경제가 회복됐음을 알린 신호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다.
양적완화 중단과 금리인상은 상관관계를 가진다. 시중에 유통된 달러가 줄어들면서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고 환율의 가치를 판단하는 이자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자료: 日 니혼게이자 신문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단점 또한 존재한다. 환율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미국은 수출에 있어 가격경쟁력을 잃게 돼 일부 출혈이 불가피하다. 버핏 회장이 수출 둔화를 지적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달러보유고가 높은 국가들은 오히려 이득을 얻게 된다. 각 국가들은 대규모 달러 유출을 방지하고자 외환보유고를 쌓아둔다. IMF 사태를 겪은 바 있는 우리나라도 한 해 수 조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함을 무릅쓰고도 달러를 금고에 가둬두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달러보유고 국가는 중국이다. 지난 8월 기준 중국의 달러보유고는 3조5573억달러다. 한화 4247조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중국은 막대한 양의 환차익을 얻게 된다.
이는 미국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중심의 국제 경제 질서에 도전하는 중국이 경제위기를 오히려 돕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달러를 풀고 있는 상황이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그 주된 원인이다. 지난달 중국이 외화 시장에 푼 달러만 1000억달러에 육박한다.
특히 최근 잇따라 중국의 경제위기가 원자재 값을 낮추고 미국의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여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연준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전문가들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미국이 견제하고 있는 중국을 오히려 도울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달러보유 국가이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기준 중국의 달러보유고는 3조5573억달러다.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중국은 막대한 양의 환차익을 얻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한국은행(왼쪽)과 중국 경제 중심지 상하이 ⓒ스카이데일리
일부 전문가들 “미 금리 인상돼도 이미 반영돼 영향 없을 수 있어” 낙관적 전망도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 및 경제에 어느정도 반영됐음을 지적하며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도 하지만 금리인상 압박은 분명히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라임투자자문 원종준 대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주식시장 등 국내 경제에 반영돼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오히려 언제 오를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해소시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원 대표는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금리인하다”며 “오는 4분기 중으로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한 가운데 상당기간 미국과 우리나라 금리가 방향을 달리할 것이다”고 전하며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하 정책이 세계 흐름에 비해 늦었고 엇박자가 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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