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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코드=1인칭 기자가 뛴다]-<12>롯데월드타워
롯데 마천루 서니 ‘굽이치는 한강’ 감탄이 절로
500m 1분 눈깜짝 후 인천도 눈앞…서울 발아래 품은 ‘신격호 숙원’ 성공탑
오만학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20 14:35:41
 ▲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전망대 ‘서울스카이’. 지하1층과 2층, 그리고 지상 117층부터 123층까지 총 9개층으로 구성돼 있다. ⓒ스카이데일리

“튼튼한 거 맞죠?”
 
발아래는 허공이었다. 지상까지의 거리는 무려 478m. 털이 삐쭉 선다는 표현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유리바닥 위에서 지탱하고 있는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행여 깨질세라 다리에 힘조차 주지 못했다.
 
직원은 기자의 이 같은 심중을 알아챘는지 금새 안심시키기 시작했다. “겁먹지 마세요”라며 코끼리가 올라와도 끄떡없을 강화유리임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 말들이 귀로 들어오진 않았다. 그저 한 참을 유리바닥 위에서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한 채 엉거주춤하게 서 있었다.
 
신격호 숙원사업 꼭대기 선 다는 것…“이래서 내려다보려 하는 것인가”
 
오는 22일 개장을 앞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를 기자가 먼저 찾아봤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마천루의 저주’라 불렀지만 롯데그룹 입장에서 롯데월드타워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30년 숙원이 담긴 곳이다.
 
 ▲  서울스카이로 올라가기 위한 관문, ‘스카이셔틀’. 엘리베이터 내부 벽3면과 천장에 설치된 15개의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에서 재생되는 영상이 관람객들로 하여금 마치 4D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스카이데일리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삼엄했다. 몇 차례 검색을 거쳐야 했다.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는 지하 1층에 있었다. 스카이셔틀이다. 하늘로 안내한다는 뜻이었을까. 문이 닫히고 지상을 박차고 떠난 엘리베이터에 하늘이 등장했다. 내부 벽면에 설치된 올레드(OLED)디스플레이를 통해 구현된 하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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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붕 뜬 기분이었다. 스카이셔틀이 500m를 솟구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분 남짓이었다. 내부에서는 타워가 완성되기까지의 역사들이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사실 상 자축의 현장이다.
 
솔직히 이때까지 기자 앞에서 한 마디라도 더 자랑하는 홍보직원의 말이 내심 못미더웠다. 구현방식 등에 대해 설명하는 것 역시 귀에 안들어왔다. 수사가 많은 것 치고 제대로 된 건 없기 마련이라는 개인적인 지론이 더해졌던 것이다. 뭔가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과 궤를 같이한다 생각했다.
 
 ▲ 118층 서울스카이에 올라서면 서울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강뷰’와 ‘남한산성뷰’로 나뉘는 서울스카이는 화창한 날에는 가시거리가 최대 40km까지 나와 인천 송도까지 보인다.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단숨에 전망대로 기자를 이끈 스카이셔틀의 문이 열리자 이 같은 기우는 이내 사라졌다. 붕 뜬 기분으로 전망대까지 오르게 된 직후 만나게 된 서울의 창공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탁 트인 서울을 내려다봤다. 한강의 굽이치는 곡선과 빼곡하게 들어선 건물들의 직선의 조화가 눈에 띄었다.
 
그들의 자부심에 올라서자 신격호 총괄회장이 각종 논란 속에서도 왜 마천루에 욕심을 냈는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왜 사람들이 기를 쓰고 높은 곳에 오르려 하는지 느껴졌다. 내려다보기 위해서였다.
 
어디까지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롯데 측 관계자는 “어디까지 보일 것 같느냐”는 말로 받아 쳤다. 솔직히 예상한 답변은 아니었다. 말 속에서 당당함이 느껴졌다. “대략 성남시 정도는 보이지 않겠어요?” 이 건물을 짓기 위해 공항 활주로 방향을 틀었다는 성남을 떠올리며 말을 건넸다. 이어진 그의 답변은 할말을 잃게 했다. “날이 화창하면 인천 송도까지 보입니다”
 
120층 높이서 마주한 바람…갑자기 사라진 바닥 온몸을 자극하는 스릴
 
“바람 맞으실래요?”
 
어감은 마음에 안 들었지만 바람을 맞기 위해 따라나섰다. 에스컬레이터에 올라 118층 전망대에서 또 다시 지상 120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스카이테라스’였다. 지상에서의 높이는 486m였다.
 
유리창 뒤에서 전경을 보는 게 아니라 직접 바람을 맞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문을 열자 찬 공기가 밀려들어왔다. 봄이 물씬 다가왔지만 상공의 바람은 세찼다. 관계자의 설명을 빌리자면 머리 위로 내리는 눈이 비로 변해 지상에 떨어지는 기묘한 광경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었다.
 
산 정상에 올라 선 기분이었다. 등산을 하며 비 오듯 흘렀던 땀을 식혀주는 산 정상의 바람. 관악산 정상의 높이가 632m인 것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없겠다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높이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지 시시했다. 특별한 것이 필요했다.
 
 ▲ 서울스카이의 가장 핫플래이스는 투명유리바닥으로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스카이데크’다. 45mm의 접합 강화유리로 제작돼 75kg인 사람 222명이 동시에 올라가도 끄떡없다고 한다. ⓒ스카이데일리

“기자님들 다 이쪽으로 모여주세요”
 
난데없는 호출이었다. 함께 방문했던 기자들이 속속 한 곳으로 몰렸다. 한데 몰린 기자들에게 카운트를 외쳐줄 것을 요구했다. 의아했지만 나도 목소리를 보탰다. 그렇게 “하나, 둘, 셋”을 외치자 생각지 못했던 광경이 펼쳐졌다.
 
갑자기 발밑이 투명하게 변한 것이다. 발아래로 개미같이 지나가는 사람들과 자동차가 보였다. 공포감은 본능적으로 찾아왔다. 그야말로 아찔했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곳곳에서 탄성과 비명이 새나왔다.
 
몇몇 기자들은 그 순간을 못 참고 투명유리바닥이 없는 안전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고개만 내밀어 아득한 발아래를 내려다봤다. 기자의 경우 마치 유리가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아 한 걸음을 뗄 수 없을 정도였다. 지각과 본능은 계속 충돌했다. 안전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아득한 높이에 맥 못 추는 다리는 어쩔 수 없었다.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이게 뭐라고 용기까지 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등골이 오싹하다, 간담이 서늘하다 등 관용구들을 온몸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던 순간이었다. 땅이 그리웠다.
 
다시 스카이셔틀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늑한 지면으로 가는 길, 이번에도 몸의 반응은 솔직했다. 갑작스런 기압차로 인해 귀가 먹먹했다. 마침내 출발했던 그곳에 도착했다. 안도감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왔다.
 
스카이서울에서 잠시 맛 본 환상과 스릴. 그것은 또 하나의 어드벤처(Adventure)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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