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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 환경파괴 논란
골프장·수목원 ‘두 마리 토끼’ 욕심에 ‘전면 백지화’ 위기
환경파괴·보호 모순된 지자체 돈벌이에 환경단체 반발 고조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7 00:07:54
▲ 골프장 위주로 계획된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이 환경보전 문제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국립생태원이 사업부지의 40% 가량을 개발이 불가능한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으로 공고했기 때문이다. 오는 3월 환경부가 이를 수용해 최종 고시하게 되면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사실상 불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사진은 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지인 거제시 남부면 탑포리와 동부면 율포리 일대. ⓒ스카이데일리
 
한려해상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환경파괴 문제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관광단지 예정지의 약 40%가 골프장 부지인 탓에 ‘골프장 건설업자의 손을 들어 준 환경파괴 사업’이라는 비판이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관광단지 부지에서 불과 5km 가량 떨어진 곳에 기후 온난화에 따른 식물연구를 목적으로 한 국립난대수목원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사업 백지화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립생태원,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부지 40% ‘개발불가’ 1등급 판정
 
경남 거제시가 추진 중인 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은 거제시 남부면 탑포리, 동부면 율포리 일원 369만3875㎡(육지부 329만5622㎡, 해면부 39만8253㎡)에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27홀 규모의 골프장(47만 평)을 비롯해 △휴양콘도미니엄 △종합쇼핑몰 △관광호텔 △워터파크 △산악레포츠 △자동차경주장 △야영장 △해양스포츠체험장 등이 들어선다.
 
민간유치 프로젝트의 ‘해양관광휴양투자대상사업’ 대상인 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은 부산에 본사를 둔 경동건설이 4000억 원을 투자해 2021년 상반기 착공예정이다. 2018년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조건부동의’ 결정에 이어 2019년 5월 경남도는 ‘거제남부관광단지 지정 및 지형도면’을 고시했다. 마지막 관문인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결과만 남겨 놓고 있다.
 
순탄하게 진행되던 사업은 최근 환경문제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 지난 3일 국립생태원은 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 부지의 약 40%인 100만㎡(추정치)를 기존 생태·자연도 1, 2등급에서 개발 불가 등급인 1등급으로 수정·보완하고 이를 최종 공고했다. 생태·자연도는 산·하천·내륙습지 등 자연환경을 생태적·경관적 가치 등에 따라 등급화해 작성된 지도다. 1등급은 원형보존구역으로 개발 불가, 2등급은 자연훼손 최소화 구역, 3등급은 개발 가능구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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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이 공고한 수정·보완된 도면에 따르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인 가라산(남부면 탑포리)과 노자산(동부면 율포리)에 위치한 골프장 예정부지 대부분이 1등급으로 분류됐다. 사실상 골프장 조성이 불가능하게 된 셈이다. 당초 경남도가 지난해 5월 고시한 거제관광단지 조성부지 내 1등급 지역은 6만2500㎡에 불과했다. 국립생태원의 의견수렴 기간은 2월 27일까지며 환경부는 3월 최종고시 할 예정이다.      
 
▲ 거제 지역 환경단체들은 거제시가 골프장을 짓기 위해 생태계의 보고인 산림 100만평을 파괴하려 한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경남환경운동연합, 탑포관광지반대어민대책위원회가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제도의 생태계 보고인 노자산~가라산 골프장 개발 전면 취소를 촉구하는 모습. [사진=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비상이 걸린 거제시는 즉각 국립생태원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2017년 6만㎡에 불과하던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이 100만㎡로 급증한 경위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거제시 관광국 이용철 주무관은 “2017년 환경부 조사결과와 국립생태원의 조사결과가 급격한 차이를 보이는데 무엇이 문제인지에 모르겠다”며 “이 같은 부당한 조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7년 조사한 1등급·2등급지역이 불과 1~2년 사이에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국립생태원 공고내용대로 환경부가 고시하게 되면 차포 떼고 공사를 하라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거제시는 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을 반대해 온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국립생태원 결정 번복의 이유로 꼽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경남환경운동연합, 탑포관광지반대어민대책위원회 등 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거제시의 거제남부관광단지 지정 및 지형도면 고시와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전략환경평가서는 거짓과 부실 그 자체다”며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거짓·부실 작성한 사업자와 거제시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이들 단체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시 평균경사도를 22.4도로 낮춰 보이게 하고, 높은 표고의 구성비를 낮추는 등 경사분석 조작의혹이 있다”며 “녹지자연도 8등급을 7등급으로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하고 법정보호종 현지조사 의도적 누락 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부에 대해 골프장 개발예정지 정밀조사를 촉구했다.
 
여전히 환경단체들은 해당 사업이 골프장 조성사업이나 다름없다며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원종태 사무국장은 “당초 거제남부관광단지 부지 중 약 40%를 골프장으로 짓겠다고 한 것은 그 목적이 관광단지가 아니라 골프장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휴양콘도미니엄, 관광호텔 등은 명분상 조성계획에 포함한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기후변화시대 탄소저장과 온도저감, 미세먼지·유해물질을 흡수하는 산림 100만평을 파괴하고 농약과 비료, 하루 3000톤의 오수를 쏟아내는 골프장을 개발하려는 것은 상식이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3월 최종고시…부동의 결정 땐 사업차질 또는 백지화 불가피
 
▲ 거제시는 국립생태원이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을 과거에 비해 대폭 확대하자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추진 논리와 인근 국립난대수목원 사업 논리가 상반돼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남부권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예정지인 경남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산림청 소관 국유임야 일대. [사진=경상남도]
  
 
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의 향방은 오는 3월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최종고시 내용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거제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부지가 난대활엽수림인데다 생태계의 보고인 만큼 환경부가 ‘부동의’ 결정을 내릴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거제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사실 국립생태원이 1등급으로 지정한 지역범위에 대해서도 부족한 면이 많다고 보고 있다”며 “5·6·7월 평가결과가 반영이 안 돼 있는 만큼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면 1등급 지역은 더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도와 거제시는 지금이라도 노자산, 가라산 골프장 개발을 전면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거제시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환경부의 최종결정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거제시 관계자는 “관광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거제시가 언론대응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후 계획에 대해서도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거제시의 앞뒤가 다른 행정행태는 사업 제동 가능성을 더욱 드높이고 있다. 경남도와 거제시는 지난해 ‘남부권 국립난대수목원’ 유치를 놓고 전남 완도군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국립난대수목원 유치로 인한 경제파급 효과는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삼림식물자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예정지와 삼림훼손을 전제로 추진 중인 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부지와의 거리는 약 5km에 불과하다.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사업 목적은 같은 반면 사업추진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각각 앞뒤 다른 논리를 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국립난대수목원 유치와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 사업 모두 거제지역이 어려운 경제상황을 타개하려는 지방정부의 노력으로 이해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한쪽에선 환경을 파괴하면서 또 다른 쪽에서는 ‘환경을 살리겠다’는 이중적 모습은 지방정부로서 책임 있는 자세는 아니다”고 꼬집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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