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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에서 항공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미국이 전 세계에서 절대 우위의 군사력 강국이 된 배경도 11~12척의 항공모함 전단을 운용하면서 첨단 전투기·전폭기·정찰기 등을 싣고 다니기 때문이다. 항공전력은 가장 빨리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적에게 가공할 파괴력을 안겨준다. 우리나라도 지금까지 차세대 전투기(F-X) 2차사업을 진행하면서 항공전력 향상에 힘을 기울여 왔으나 기종을 대체하고 전력을 업그레이드 할 시점에 왔다. 정부가 F-X 3차 사업을 통해 천문학적 예산인 8조3000억원을 쏟아 붇고자 하는 것도 항공전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운용·유지비용까지 합칠 경우 예산규모가 2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단일 무기도입 사업으로는 건국 이후 최대 규모다. 방위사업청은 3개의 경합기종인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미국 보잉의 ‘F-15SE’(사일런트 이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등을 놓고 고심을 한 끝에 ‘F-15SE’를 사실상 낙점했다. 하지만 가격조건만 맞추다보니 노후기종이라는 문제와 가장 중요한 기술이전 조건을 소홀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마침 방사청은 내일(20일)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전투기인 ‘FA-50 경공격기’ 1호기를 공군에 인도한다고 19일 밝혔다. ‘FA-50’은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국산 ‘T-50’을 토대로 개발한 전투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따라서 F-X 3차사업도 우리의 국산개발 능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함에도 지나치게 경직 된 판단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기종선정을 늦추더라도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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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전력은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화력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완제품 직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도입비용이 비싼 것도 문제지만 과다한 운용유지비용과 부품조달 등에서 애로점이 있다. 사진은 항공우주전시회에 모습을 보인 첨단 전투기와 탑재된 각종 무기체계들 전경. ⓒ스카이데일리
전력운영비 예산 70%에 ‘방위력 증강’ 소걸음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반도국가라는 점에서 지상군(육군) 전력 보다 해군·해병대와 함께 최신예 항공전력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급하다. 6·25 전쟁 이후 ‘휴전선 방어’에 치중하는 식의 대북 억지력은 우리의 아까운 예산을 안타깝게 소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먹고 입고 경계서는데 쓰는 단순 소비성 국방비는 전력화 향상에 도움이 안 된다. 국방부가 기획재정부에 제출·요구한 내년(2014년) 국방예산 36조8845억원 규모 중 전력운영비는 무려 25조5975억원에 달한다.
▲ 자료:국방부 ⓒ스카이데일리
이중 병력운영비가 14조9289억원, 전력유지비가 10조6685억원이나 사용된다. 전체 국방예산의 약 70%가 국방력 향상 보다는 이처럼 운영유지비용으로 소진된다. 반면 방위력 개선비는 11조2870억원을 요구해 전체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2013년 추경을 감안한 국방예산도 총 34조4970억원 중 전력운영비가 24조3221억원에 달해 2/3 가량을 차지했다. 지난해 방위력 개선비는 10조1749억원이었다.
병력운영비 중에는 봉급의 비중이 앞으로 더욱 커진다는 점에서 방위력 개선예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위축되지 않을까 더욱 우려된다. 국방부부는 지난 2012년 대비 병 봉급을 2017년까지 두 배로 인상하는 것을 목표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에 병 봉급을 15% 인상해 상병기준 11만7000원에서 13만4600원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확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막대한 전력운영비는 대부분 육군예산 위주다. 따라서 막상 중요한 전력화 대상인 해·공군의 예산 비중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일 이후를 내다본다면 해·공군의 전투력 향상은 필수과제인데도 우리의 국방체계는 이른바 ‘별들의 잔치’ 식이라는 ‘육군중심 귀족라인’이 형성돼 있다.
사업비 기준 경직 “싼게 비지떡” 비판 여론 일어
▲ 차세대 전투기(F-X) 3차사업에서 경합을 벌여 온 전투기들. 위로부터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미국 보잉의 ‘F-15SE’ 전경. <사진=록히드마틴·EADS·보잉/뉴시스>
이번 F-X 3차사업에서 전투기의 국산화 기술개발 이전은 그래서 너무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구축함, 이지스함 등은 자체 건조하는 기술력을 확보해 가고 있지만 유독 전투기·전폭기 등은 자체 기술력이 너무나 미약하다.
방사청이 이번 F-X 3차사업에서 당초 기술이전 조건을 중요한 잣대로 평가하다가 갑작스럽게 ‘예산 범위’만을 고집하면서 성급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F-15SE는 성능이 업그레이드 됐다고 해도 노후기종으로 분류돼 ‘차세대’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사일런트 이글’이라는 표현대로 스텔스기능이 추가됐다고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탐지거리가 200km가 넘는 신형 AESA 레이더(APG-82)의 경우도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기술이전이나 우리의 무기를 역수입 해주는 ‘절충교역’ 조건을 미국이 지난 1·2차 F-X 사업에서 하지 않았던 것이 우려사항으로 꼽힌다.
기술이전 효과가 불문명한 상태에서 노후기종이고 신형 기술은 검증자체가 안됐다면 가격만 맞춘 상황이라는 것 아닌가. 국방 전문가들이 ‘싼게 비지떡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첨단 스텔스 기능을 보유한 F-35 기종의 경우는 보유하는 것 자체만으로 상대를 제압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기능이나 성능 면에서 검증이 안 된 부분이 많아 자칫 ‘임상시험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왔다. F-35는 미국이 ‘3군 통합 전투기’JSF(Joint Strike Fighter) 기종으로 개발하고 있어 기능만 보면 사실 대단하다.
하지만 성능결함 부분이 아직도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어 개발일정이 늦춰지는 등 당장 구매하기에는 난감한 요소들이 많다. 나아가 운용유지비용을 감안했을 때 F-35는 현재의 대북 억지력용이 아닌 통일 후 중국·일본 등을 견제하는데 적합한 무기체계다.
따라서 현 노후기종을 대체할 차세대 기종으로는 너무 앞서가 현실에 맞지 않는 예산낭비적 요소가 많고 결정적으로는 기술이전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게 문제로 꼽히고 있다.
기술도입 파격제안 묻혀…기종 최종 확정 연기론
▲ 전투기의 완제품 수입 사업은 운용유지관리에서 비용은 물론 전력상 애로점이 많지만 국산 전투기는 이 같은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다. 국산 ‘FA-50’은 경전투기이기는 하지만 향후 차세대 전투기 국산개발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사진=뉴시스>
우리 실정에도 맞고 기술이전 효과가 있는 기종은 그동안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유로파이터가 꼽혀 왔다. 1·2차 F-X 기종이 미국산이라는 점에서 부품호환성은 물론 스텔스 기능 등에서 약점이 있는 것으로 거론돼 왔지만 기술이전 부분에서는 호감이 가는 제안들을 해 왔었다.
유로파이터는 한 국가의 개발품목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주목 대상이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쟁쟁한 주요 선진국들이 유로파이터를 도입·운용하고 있다.
EADS는 지난 5월 우리 측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국산 차기전투기(KF-X) 개발 사업의 성공을 위해 현금 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파격 제안이었다. 한국이 전투기 생산국으로 본격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전략적 동반자’가 될 것이라는 솔깃한 의견이었다.
그 일환으로 EADS는 한국이 구매할 60대의 차기 전투기 중 무려 53대를 국내에서 생산할 것이란 제안서를 내밀었다. 여기에 한국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유지보수센터(MRO)까지 지원해 실지적인 전투기 운용유지 및 무장체계 노하우를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방사청은 당시 EADS 제안에 “최종 기종으로 낙점됐을 때의 조건이다”는 너무나 당연한 언급을 하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당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이 EADS의 제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을 보이며 관심이 높았지만 유독 방사청만은 무덤덤한 식이었다.
방사청은 이번에도 총 사업비만을 고집하면서 “유로파이터가 총사업비에 맞출 목적으로 우리가 요구한 합의된 성능 일부를 제외시키고 입찰을 냈다”며 기종 선정에서 유로파이터를 탈락시켰다고 밝혔다.
유로파이터 또한 아직은 최선의 선택일 수는 없지만 총 사업비에 지나치게 억매여 파격적인 기술이전 조건을 예외로 두는 것은 오판이 아니냐는 눈총이 일고 있다. 차라리 기존선정을 다소 늦추는 한이 있어도 기술이전에 대한 확실한 담보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강력한 권고다.
이런 점에서 최근 국산화에 성공해 내일(20일) 공군에 인도돼 실전 배치되는 ‘FA-50 경공격기’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국산 경전투기 실전배치에 기술도입 중요성 부각
▲ 국산 경전투기 ‘FA-50’은 우리 기술로 만든 ‘T-50’ 고등훈련기를 기반으로 해 만들어졌다. 사진은 항공우주산업전시회에 모습을 보인 ‘T-50’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방사청이 18일 발표한 ‘FA-50 경공격기’는 우리 기술로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을 토대로 역시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2008년 12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약 47개월 간 일군 우리 기술진 땀의 성과다.
이 기간 중 우리 개발팀은 ‘FA-50’의 정밀타격능력(JDAM, SFW), 전술데이터링크(Link-16) 및 야간작전능력 등의 전술능력을 개발해 냈다. 이어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의 수락검사를 거쳐 실전·배치된다는 점에서 우리 국방역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일로 기록되게 됐다.
‘FA-50 경공격기’는 앞으로 이미 도태된 ‘A-37’과 현재 순차적으로 도태 예정인 일부 ‘F-5E/F’의 전력을 대체하게 된다. ‘FA-50’은 근접항공지원작전 등 지·해상군과의 긴밀한 합동작전과 전술데이터링크(Link-16)를 통해 연합작전이 가능해 공군의 전력운용을 업그레이드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 자료:방위사업청 ⓒ스카이데일리
무엇보다 ‘FA-50’은 F-X 등 방위력개선사업에 국내 최초로 항공기 부품결함 시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흥분되는 일이다.
전문용어로 동시조달수리부속(CSP)을 성과기반군수지원(PBL)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항공기 부품의 기지운영재고를 최소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결함부품의 수리·순환기간을 단축시켜 차기 전투기 생산·운용국가의 토대를 만드는 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울러 작전수행능력 및 후속지원 등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되면 ‘T-50’ 고등훈련기의 인도네시아 수출(T-50 16대) 뿐만 아니라 ‘FA-50’ 자체의 수출에도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관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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