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가 증가하고 있지만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국회는 2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처해진다. 그러나 여전히 전국 곳곳에서는 동물학대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전문가는 동물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선 법에 의한 규제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동물보호에 대한 필요성과 동물 복지에 대한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 곳곳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동물학대
이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상주에서 겔로퍼 차량 뒤에 개를 매달고 시속 80km로’, ‘**동 고양이 학대 사건 재발방지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은 동물학대 처벌을 강화해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해당 청원은 13일 기준 각각 921명, 6104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상주에서 차 뒤에 개를 묶은 채 시속 80km로 달리는 사건이 벌어졌다”며 “내달리는 차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 쳤을 개를 떠올리면 정말 가슴이 아파서 잠도 안 올 지경이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은 잡아서 강력한 처벌을 했으면 좋겠다”며 “동물이 말은 못하지만 하나의 소중한 생명체인데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동물학대 법안이 강화돼야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청원인 역시 “고양이에게 복종훈련이 필요하다며 청소도구로 때리고 찌르는 등 가학행위를 한 시간 동안 반복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당시 비가 내리고 차 소리가 들리는 동네 골목이었음에도 닫힌 창문 너머로 고양이의 비명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기야 해당 고양이는 입술에 상처를 입었고 공포에 질린 채 오줌을 지려 몸이 흥건하게 젖었다”며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사건이 벌어져도 피학대동물에 대한 긴급격리조치가 적절하게 이행되지 않고 있어 동물학대 관련 법·제도의 개정·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동물학대 문제는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반려견이 반려인을 물자 화가 난다는 이유로 반려견을 집어 들어 벽에 던지고 주먹으로 배를 여러 차례 때려 죽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범행을 저지른 남성은 초범이라는 이유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는데 그쳐 사회적 공분을 산 바 있다.
동물학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동물학대 검찰 처분은 △2016년 339건 △2017년 509건 △2018년 601건 △2019년 1070건 △지난해 1~10월 879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난 5년간 검찰 처분을 받은 3398명 중 절반 이상인 1741명(51.2%)은 불기소 처분됐고 정식 재판이 아닌 약식명령을 받은 사람은 1081명(31.8%)에 달했다. 정식 재판으로 넘겨진 93명(2.8%) 중 구속기소는 단 2명(0.1%)에 불과했다.
동물학대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국회는 2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바뀐 법률은 지난달 12일부터 시행중이다. 이에 따라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수준이던 처벌 수위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아졌다.
동물학대, 동물복지에 반하는 모든 행위…법에 의한 규제는 물론 동물보호 필요성·동물복지 교육 확대해야
그러나 이러한 처벌 수위 강화에도 여전히 학대 행위가 법안에 명시돼 있지 않은 경우 처벌이 어렵다는 점에서 동물학대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는 외국의 경우 동물학대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이뤄진 데 반면 우리나라는 처벌 수위가 낮아 법에 의한 규제는 물론 동물보호에 대한 필요성과 동물복지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동물복지에 반하는 모든 행위는 학대로 해석될 수 있다”며 “영국의 농장동물복지위원회에서 제안한 ‘동물의 5대 자유’가 기본 조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배고픔과 갈등으로부터의 자유, 정상적인 활동의 자유,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공포와 스트레스부터의 자유, 고통과 질병으로부터의 자유가 이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사람들의 보살핌을 많이 받는 동물이라 동물복지가 잘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동물의 5대 자유 측면에서 살펴보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학대 행위들이 흔히 행해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학대로 △번식장의 좁은 우리에 갇혀 사육되는 번식견 △짧은 줄에 묶여 사육되는 개 △펫숍이나 다른 목적으로 전시되는 반려동물 △반려견의 품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육해 반려견의 정상적인 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집에 갇혀 지내면서 생기는 반려동물의 분리불안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미국 보스턴 노스이스턴 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살인범의 45%, 가정 폭력범의 36%, 아동성추행범의 30%가 동물학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동물학대의 심각성은 폭력 대상이 동물에 국한되지 않고 사람으로 확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에 미국 FBI는 동물학대를 ‘반사회범죄’로 분류해 심각한 동물학대 범죄에 대해서도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으며 주 마다 다르지만 사안에 따라 높은 벌금과 구금 형까지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에도 독일은 동물에게 인간과 같은 생명체로서 제1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등 외국의 경우 국내보다 동물학대에 대해 엄격한 처벌을 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법에 의한 규제도 필요하지만 동물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선 동물보호에 대한 필요성과 동물복지에 대한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동기부터 동물보호와 생명존중에 대한 의식을 갖게 된다면 인본적 태도로 건전한 사회 형성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의 학대 예방은 사회적 건전성 확보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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