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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대수술 시급한 K의료(中·서울집중 현상이 문제)
의료도 ‘서울공화국’… 지방 병원은 인력 구하기 급급
치료 가능 사망률·중증도 보정 입원사망비율 모두 서울이 최우수
의료 인력 양·질 서울 집중… “기본적인 근무 체계 작동 안 해”
서울 대형병원 의료진 과로 문제 우려… “의료 시스템 개편해야”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29 00:05:00
▲ 서울에 모든 의료 인프라와 자원이 몰리는 ‘서울 공화국’ 현상이 의료 부문에서도 심화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특별취재팀=한원석 부장|장혜원·양준규·신성수 기자] 서울에 모든 인프라와 자원이 몰리는 ‘서울 공화국’ 현상이 의료 부문에서도 심화되고 있다. 의료 인력이 서울 근무를 선호하면서 지방 병원에서는 인력이 부족해 기본적인 근무 체계 유지도 어려운 실정이다. 환자들도 유명하고 실력있는 의사가 있는 서울 대형병원을 선호하며 인력도 환자도 서울로 몰리고 있다.
 
주요 대형 병원 서울·수도권 밀집… 지방 환자 서울 유입 가속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제4기 상급 종합병원 명단을 살펴보면 전국 45곳의 상급종합병원 중 서울이 14곳, 인천과 경기 서북부 지역이 4곳, 경기 남부 지역이 4곳이다. 이 가운데 ‘빅5’로 불리는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은 모두 서울에 자리잡고 있다.
 
의료 인프라가 서울로 몰리면서 서울에 사는 사람이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병으로 사망하는 비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는 이같은 사실이 수치로 녹아있다. 의료적 지식과 기술을 고려할 때 시의적절한 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경우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조기 사망을 뜻하는 ‘치료 가능 사망률’을 살펴보면 최근 자료인 2019년 기준 서울은 10만명당 36.36명으로 전국 평균 (41.83명)과 비교해 의미있는 차이를 보였다. 세종시가 36.48명으로 뒤를 이었고 서울, 세종 외에 40명 이하인 지역은 광주(39.12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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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기 입원환자의 중증도를 보정한 기대 사망자 수와 실제 사망자 수를 비교한 중증도 보정 입원사망비율을 살펴보면 2015~2019년 기준 서울은 0.86으로 가장 낮았다. 전 지역 중 ‘우수(0.9 이하)’를 받은 지역은 서울과 부산(0.90)뿐이었다.
 
의료 서비스 쏠림현상이 계속됨에 따라 서울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도 서울까지 가서 치료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방문 일수 기준 서울 상급종합병원 외래 진료 점유율은 2010년 14.2%에서 2020년 18.9%로 증가했다. 이에 입원 환자수도 2010년 23.5%에서 2020년 29.6%로 늘어났다. ‘빅5’ 병원의 경우 외래는 2010년 18.7%에서 2020년 23.7%로 올랐고 입원은 30.9%에서 36.4%로 비중이 커졌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20년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요양기관 진료비 가운데 타 시도 유입 환자 진료비는 19조7965억원이었다. 서울은 타 시도 유입 환자 진료비 중 44.0%에 해당하는 8조7175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오동훈] ⓒ스카이데일리
 
의료계 관계자는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 가보면 일부과는 몇 개월 단위로 진료 예약이 밀려 있는 경우도 있다”며 “지방 병원에 가면 더 빨리 치료받을 수 있는데도 서울을 더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서울쏠림 현상의 가장 큰 요인으로 서울에 우수인력이 몰려있는 인력 구조를 지목됐다. 의료인들이 서울 근무를 선호하기 때문에 지방 병원은 병원을 운영하기 위한 최소 인력을 확보하기도 힘들다는 얘기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인력이 일단 확보돼야 제대로 된 교대 근무나 순환이 가능한데 기껏 뽑아놔도 금방 서울 등 수도권으로 떠나는 등 공백이 계속 발생하다 보니 업무가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고 빈자리 채우기에 급급하다”며 “전문병원이나 종합병원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일반 병원은 훨씬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인력 수급 구조가 서울에 있는 병원들이 우선적으로 데려가고 남는 자원이 지방으로 흘러 내려오는 구조이므로 지방병원은 의사도 간호사도 구하기 힘들다”며 “인력 부족이 이어지다 보니 의사들도 스트레스를 더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의사들이 지방 병원 기피… 환자도 좋은 의사 찾아 서울행”
 
실제로 지방 병원들은 의료진을 구하기 위해 처우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그럼에도 지방에서 일하겠다는 의사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한 지방 병원 관계자는 “서울과 거리가 멀고 인프라도 부족한 지역이다 보니 서울보다 급여를 두배로 준다고 해도 채용이 쉽지 않다”며 “의사를 확보하기 위해 연봉을 올리는 것은 다른 지방 병원도 마찬가지다 보니 급여를 파격적으로 올리고도 또 연봉 경쟁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정부에서 파견 근무나 코로나19 전담병원에 인건비 보조금을 줬는데 이에 따라 빠져나간 인력도 지방 쪽이 더 많다고 들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인력의 양에 더해 우수한 의사가 서울에 쏠려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실력 있는 의사는 서울, 그중에서도 대형병원을 선호하기 때문에 환자들도 서울지역의 대형 병원으로 몰려든다는 것이다.
 
지방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한 병원 행정직 근로자는 “수술을 받을 일이 있다고 하면 당연히 유명하고 실력있는 의사한테 받고 싶고 그런 의사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수술받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근처에 있는 병원에 간다고 해도 여건이 안 되다 보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언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는 “의사도 결국 근로자고 근무 요건을 따지게 된다”며 “각종 문화 시설이나 인프라에 더해 가족들이 서울 생활을 선호하거나 교육 문제 등이 겹치면 지방 근무를 기피하게 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 2차 병원에서 경증과 만성환자 중심으로 환자 관리를 하고 3차 병원에서 응급 환자와 중환자 위주의 치료를 맡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대한전공의협의회]
 
한편 환자들이 서울로 몰리면서 서울 대형병원 의사들의 과로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특히 지방 병원이나 소형 병원에서도 치료할 수 있는 환자를 대형병원 의사가 치료하느라 위급한 환자를 돌보는데 필요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최근 ‘대한민국 필수 의료체계 붕괴 위기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체계 개편을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2차 병원에서 경증과 만성환자 중심으로 환자 관리를 하고 3차 병원에서 응급 환자와 중환자 위주의 치료를 맡는 형태가 돼야 한다며 의료체계 개편을 촉구했다.
 
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모기에 물렸다며 119로 신고하고 대학병원에 피부과 당직이 있으니 여기로 데려왔다고 말한다”며 “심정지 환자의 리듬이 돌아온 뒤로 환자가 생사를 오가는 사이 모든 의료진이 투입된 상황에서 본인의 새끼손가락이 1cm 찢어졌다고 빨리 꿰매주지 않는다며 응급실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사례도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여 회장은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아오는데 응급의료관리료 몇 만원을 제외하고는 그 어떠한 문턱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모든 환자가 수도권의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는 기형적인 시스템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정책 등이 있기는 하지만 뾰족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계현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인센티브 제도나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위기지역을 묶어 의료나 생활 기반 등을 확충하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감한 부분도 많고 고려해야 할 부분도 많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말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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