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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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병원에 다녀온 후 당연히 내가 가입한 실손보험에서 병원비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큰 의심 없이 보험금을 청구한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보상을 받는 데 문제가 발생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과도하다는 이유로 또는 치료 목적이라고 보기에 조금 의심이 된다는 이유로 보험회사가 보상을 꺼려하는 사례들이 과거에 비해 많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잦은 도수치료, 아토피 크림 처방, 어린아이들의 반복되는 반점(이소성·화염성 등) 제거술, 리쥬에이드 시술, 체외충격파 시술, 백내장 시술, 비중격만곡증으로 인한 수술, 갑상선결절 고주파절제술 등이 있다.
사실 위 질환과 관련해 큰 문제없이 보상받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과거의 사례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재는 위와 관련된 치료 후 보험금 청구를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보험회사에서 보상에 관해 제동을 거는 경우가 많다. 직접적인 치료로 볼 수 있는 추가 자료를 제시해 달라고 이야기하든가 아니면 횟수의 제한을 둬 더 이상 보상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할 때가 많다. 심지어 백내장이나 갑상선 결절의 경우 부합돼야 하는 몇 가지 조건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실손보험 보상에서 제외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 실손보험 가입자들로부터 불만의 소리를 자주 접하게 된다. 보상해 준다고 이야기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보상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합리하며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잘 모른다는 이유로 보험회사가 소위 말해 기망행위를 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가입한 소비자 입장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양쪽의 입장을 다 마주하는 보험설계사로서 14년 가까이 많은 보상 사례들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바로 ‘착한 소비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개인적인 판단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머릿속에서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통증의 정도와 증상이 다를 수 있고 그에 따라 치료의 회수와 기간, 심지어 치료 방법 등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실손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고 과도한 치료를 한다고 생각될 때가 의외로 많다. 혹시라도 과도한 치료에 대한 부분을 우려해 조언하면 대부분 병원에서 실손보험이 된다고 해서 치료를 받는 것일 뿐이라는 대답을 많이 듣곤 한다. 물론 실손보험이 안된다면 이렇게 치료를 많이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실 이 같은 상황이 문제될 것은 없다. 치료도 그들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손보험이 되니까 과도한 치료를 받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당장 본인의 비용부담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과도할 정도의 치료를 받게 되면 결국 실손보험 요건을 까다롭게 만드는 일에 일조하는 셈이고 이에 따라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것도 자신의 입장에 따라 다른 가치 기준을 내세우는 일종의 ‘내로남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결국 지금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 아닐까.
상담하다 보면 그 치료법 말고는 정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해당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정말로 많다. 그런데 보험회사에서는 과잉진료를 받는 사람으로 취급하고, 다른 목적이 있는데 숨기는 것은 아닌지 의심부터 하고 있으니 그동안 적잖은 보험료를 착실하게 납입한 (착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오는 섣부른 판단일 수는 있다. 하지만 병원에 방문만 하면 “실손보험 가입하고 계시죠?”라는 멘트가 어느새 익숙한 질문 중 하나가 돼 버렸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가 실손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면서 보험회사를 상대로 떳떳하게 보상 요구를 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비현실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적어도 ‘내로남불’식의 치료는 가입자 모두가 조금이라도 지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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