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영의 ‘참교육’… 허위·비방 유튜버 상대로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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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덕수용소’ 1억 배상 판결… 악덕 유튜버에 경종
소속사 고소에 법 개정… ‘사이버 렉카’도 엄벌 가능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22 18:01:00

▲ 걸그룹 아이브 소속 장원영이 최근 자신에 대한 허위사실을 악의적으로 유포한 사이버렉카 탈덕수용소에 대한 1억 원 민사소송에 승소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온라인범죄에 대한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봇물터지 듯 쏟아지고 있다. 디자인=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스타쉽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유튜버 ‘탈덕수용소’를 상대로 제기한 1억 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이들에 대한 처벌 강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형사적 처벌을 강화하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게 되는’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장원영은 ‘탈덕 수용소 채널’ 운영자 박모 씨가 지속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2022년 11월 낸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210단독 박지원 부장판사는 박씨가 장씨에게 1억 원을 지급하라고 지난달 21일 판결했다. 박씨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원고인 장씨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장씨는 민사소송과 별개로 박씨를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형사 고소해 검찰이 수사 중이다. 소송이 시작된 후 박씨는 사과문을 올리고 채널을 삭제했는데 그는 재판에서 “허위 사실인 줄 몰랐다” “연예인 알 권리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한 일로 위법성이 없어진다”고 반박했다.

장씨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내고 “‘탈덕수용소’는 지속적인 허위사실 유포로 심각하게 명예를 훼손하고 이 때문에 당사 업무를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와 팬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줬다”며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을 통해서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스타쉽은 소속 연예인의 명예와 사생활·인격 등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아티스트 명예훼손 및 추가적인 피해 사례들에 대해 향후에도 합의 없이 모든 가능한 법률적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원영 측 변호인은 탈덕수용소 운영자가 명예훼손·모욕·업무방해 혐의로 피소됐음을 언론에 알렸다. 스타쉽은 미국 현지에서 박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미국 법원으로부터 문서제출명령을 받아 박씨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지난해 7월 밝힌 바 있다.

앞서 탈덕수용소는 장원영을 두고 △남자 연예인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 △초대받지 않은 패션쇼에 난입했다 △중국 국적을 가졌다는 등의 허위 유포 동영상을 제작한 뒤 유튜브에 게시했으며 조회 수만 해도 1억5000여 만 회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악성 허위 댓글과 괴담 유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타인을 공격하기 위한 댓글 등으로 피해가 속출한다는 자정 여론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평판과 신뢰도 측면에서 악영향을 받고 있으며 ‘별점 테러’ 등은 소상공인들 매출에도 심대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허위 사실로 사생활이 유포된 공인 중 일부는 생을 등지거나 깊은 우울증에 빠져 잠적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10만 원으로 면피되던 사이버범죄, 스토킹처벌법 범주 들어 '처벌 수위↑'

‘사이버렉카(Cyber Wrecker)’라는 신조어는 몇 해 전부터 등장했다. 공인에 대해 혐오를 조장하고 악성 댓글을 이어가는 데다 수위가 높아지며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상 권리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행법상 악성 댓글이 적발되면 형법상 모욕죄로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정보통신망법은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벌금형이 대부분이라는 게 중론이다. 패소하더라도 사실상 몇백만 원의 돈만 지불하면 됐다. 따라서 장원영의 이번 승소가 사이버렉카 처벌 강화를 위해 대안으로 제시되던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의견이 주목받고 있다.

스토킹범죄처벌법도 지난해 개정됐다. 발의된 지 21년 만이다. 개정법은 기존 법안에서 독소조항으로 주목받았던 반의사불벌 조항을 폐지했다. 또한 개인정보를 게시하는 온라인 스토킹 행위 또한 신고·처벌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신고를 당하더라도 가해자가 앞서 처벌 대상이 된 스토킹 범죄에 대해 처벌하지 않도록 합의해달라며 피해자에게 끊임없이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내 또 다른 스토킹 범죄를 범하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온라인 스토킹의 범위도 확대됐다. 우편과 전화 혹은 팩스나 정보통신망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직접 메시지나 사진 등을 보내는 행위만이 스토킹에 해당됐으나 피해자의 개인정보나 위치정보 등을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게시하는 것도 처벌 대상으로 포함됐다.

한 법조인은 “개정되기 전까지 스토킹은 경범죄 범주에 들어가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과료’ 같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실정이었다”며 “이번 개정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는 데다 반의사불벌죄가 사라져 범죄 발생과 피해자 보호 법제가 한층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