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는 北 “한국인 선교사와 탈북인 억류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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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북 인권 공작의 일환이라며 오리발

곽수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1 13:20:39

▲북한이 임의 구금한적 없다고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WGAD·자의적구금실무그룹)에 보낸 답변서다. 서한 캡처

북한이 ‘반북 인권 공작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며 강제 북송된 탈북민과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선교사들에 대한 자의적 구금은 없다고 발뺌했다.

한국 내 북한 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은 5월과 7월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WGAD·자의적구금실무그룹)에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 등의 장기 억류와 탈북인 김철옥 씨의 강제 북송이 임의 구금에 해당한다는 진정을 제기했다.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씨는 2013~2014년 이래 장기간 북한에 억류된 채 생사와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1998년 14세 때 탈북한 김철옥 씨는 지난해 10월 강제 북송됐다.

WGAD는 이 사안에 대해 북한에 답변을 요구했다. 방광혁 주 제네바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는 이에 대해 한 장 짜리 공식 답변서를 12일 제출했다.

방광혁 차석대사는 “언급된 모든 혐의들은 반북 인권 공작의 일환(stereotyped anti-DPRK “human rights” racket)”이라며 “이는 우리의 존엄한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고 주권 국가의 사법 관할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용납할 수 없는 정치적 책동”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유엔 자의적구금실무그룹에 숨겨진 악의적인 동기를 간파하고, 허위 정보와 추측을 바탕으로 북한과 관련된 문제를 연결하려는 적대세력의 악의적인 시도에 대해 공정하고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 달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나 북한은 한국인 억류와 탈북민 북송이 왜 임의 구금이 아닌지에 관해 구체적인 해명은 내놓지 못했다. 과거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제기될 때와 다를 바 없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신희석 TJWG 분석관은 “북한이 정당한 사법권 행사라고 반발만 할 뿐 정당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답변은 오히려 북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TJWG는 WGAD 요청에 따라 16일 북한의 답변에 대한 평가를 WGAD에 발송했다. WGAD는 피해자 측의 주장과 해당 국가의 답변, 피해자 측의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임의 구금 해당 여부를 다음 주 판단할 예정이다.

신 분석관은 “만약 다음 주 회기에 WGAD에서 심의된다면 이르면 다음 달에 임의 구금으로 판단하는 의견서가 나올 수 있다”며 “그리되면 올해 11월 북한에 대한 유엔의 ‘보편적 정례 인권검토(UPR)’에도 한국인 억류자와 탈북민 강제 북송과 관련 권고가 반영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곽수연 기자 sykwa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