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상반기 ‘이자 장사’로 30조 원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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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M 축소에도 대출 등 이자수익자산이 129조 원 증가한 결과
순이익은 ELS 충당부채 적립, 비이자이익 부진으로 11% 감소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2 08:45:28

▲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상반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29조8000억 원으로 전년동기(29조4000억 원) 대비 4000억 원(1.4%) 증가했다. 한 시민이 주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을 지나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국내 은행권이 올해 상반기 30조 원에 육박하는 이자이익을 거뒀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대출 등 이자수익자산이 불어난 결과다. 다만 순이익은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 등 비경상적 손실이 발생하고 비이자이익이 줄어들면서 감소세로 전환했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29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상반기(29조4000억 원)와 비교해 4000억 원(1.4%) 불어나며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이는 자산 외형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1년 전보다 0.06%p 축소됐음에도 이자수익자산이 같은 기간 3119조 원에서 3248조 원으로 129조 원(4.1%) 급증하면서 은행들은 이자이익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자이익 증가에도 은행들의 상반기 순이익은 12조6000억 원을 기록하며 1년 전(14조1000억 원)보다 1조5000억 원(11.0%)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이 감소하고 영업외손실이 발생한 결과다.

비이자이익은 3조4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00억 원(11.4%) 감소했다. 수수료이익·유가증권관련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2000억 원 증가했지만 외환·파생관련이익은 60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보험료·출연료 등 기타 부분도 3000억 원 적자가 확대됐다.

비용도 증가했다. 판매·관리비는 12조800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00억 원(2.3%) 증가했다. 대손비용은 2조6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000억 원(15.9%) 줄었으나 이는 작년 상반기 대손충당금 산정 방식 개선으로 대손비용이 급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해석된다.

영업외손실도 발생했다. 영업외손익은 ELS 관련 충당부채(1조4000억 원) 적립 등으로 전년동기(1조 원) 대비 2조3000억 원 감소하며 1조4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는 내려갔다. 은행의 상반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7%로 전년동기 대비 0.12%p 하락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9.03%로 같은 기간 1.82%p 떨어졌다.

금감원은 순이익 감소와 관련해 “ELS 관련 충당부채 등 비경상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감독 방향으로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위기 시에도 은행이 본연의 자금 중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