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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개인전...'))
일반 관람객도 아닌 미술작가가 전시 중인 자신의 그림에 불쑥 낙서를 했다면 기분이 어떨까.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서울 종로구 자하미술관에 열리고 있던 주재환(84) 작가의 개인전 ‘좀 살자’에 한국화가 박재철이 13일 방문했다. 두 사람은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었고 박 작가는 순수한 관람객이었다.
박 작가는 2층 전시장을 둘러보던 중 노란색으로 테두리를 칠한 빈 캔버스를 발견했다. 그곳에는 ‘그리고 싶은 그림을 이 캔버스에 그려 보이소’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박 작가가 전시장을 찾은 날은 마침 전시 마지막 날이었다.
“마지막 날인데도 아무도 그림을 그리지 않았네….”
박 작가는 자기라도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볼펜을 꺼내 그곳에 자기 얼굴을 그려 넣었다. 친절하게 서명과 날짜까지 적어넣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런데 그림을 다 그리고 난 뒤에야 박 작가 눈앞에 나타난 문구. 그것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려 보이소’가 아니라 ‘그리고 싶은 그림을 이 캔버스에 마음으로 그려 보이소’였다.
“아뿔싸 ‘마음으로’ 그리라고 했는데 볼펜으로 그렸네.”
놀란 박 작가는 즉시 미술관 관계자를 찾아가 자신의 실수를 알렸다. 이 일을 전해 들은 주재환 작가가 괜찮다는 의사를 표명했을 뿐 아니라 원래 작품과 박 작가의 실수가 더해진 작품을 함께 도록에 싣자는 미술관의 제안에도 동의했다.
자하미술관 강종권 관장은 “주 작가의 작품은 관람객과 소통하려는 작품이 많은데 이번 일은 그런 소통 중에 예기치 않게 생산된 또 하나의 가치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13일 끝난 자하미술관 주재환 작가 개인전에는 신작 40여 점 등 약 90점이 출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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