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나선 검사 감사하라”… 막 나가는 巨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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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서 감사요구 안건 의결… 4일 본회의 처리
“헌법·공무원법 위반 트집”… 검찰 길들이기
평검사들 내부망에 “독립성·중립성 훼손”글 올려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3 13:24:32

▲ 김용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이성윤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탄핵에 반발하는 검사들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촉구했다. 감사원 업무 마비를 초래하면서 검사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는 건 모순이라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온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3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법무부·검찰청·검사의 헌법·법령 위반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쳤다. 국민의힘은 표결에서 전원 반대했으나 요구안은 의결됐다. 요구안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검사들 행위가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는 의혹 △국가공무원으로서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과 정치운동 금지 위반 등 법령 위반 의혹이 감사 대상에 포함됐다.

야당은 △헌정 질서를 유린하고 법령을 위반한 검사들에 대한 징계 및 감찰을 진행하지 않고 소속 공무원의 법령 위반 행위를 방조·조장한 법무부·대검찰청·고등검찰청·해당 지방검찰청이 징계 및 감찰을 추진하도록 하기 위한 감사 △위법한 공무 집행으로 탄핵소추 된 검사들을 비호하고 변호사비 지원을 목적으로 규약 개정을 추진하는 검찰동우회·대검찰청의 직무가 검찰청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의혹에 대한 감사도 요구했다.

하루 전 날인 2일 민주당이 발의한 감사원장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감사원장 탄핵소추안 보고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같은 당 이성윤 의원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탄핵소추안을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직무상 독립 지위 부정 △전 정부 표적 감사 △감사원장으로서의 각종 의무 위반 △국회 자료 제출 요구 거부 등을 탄핵 사유로 주장했다.

같은 날 국회는 민주당 주도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중앙지검 반부패2부장 탄핵소추안도 본회의에 보고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두고 이 지검장 등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검사들은 집단 반발했다. 최근 △박승복·공봉숙·이성식 중앙지검 1~3차장검사 △중앙지검 부장검사 33명 △중앙지검 부장검사 21명 △서울남부지검 부장·차장검사 16명 등이 차례로 검사 탄핵 비판 입장문을 냈다.

2일에는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검사 탄핵소추 추진 관련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의견’ 제하 입장문에서 “지검장 등 탄핵 추진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특정 사건의 수사·처분을 이유로 이에 관여한 검사에 대한 탄핵을 시도하는 것은 헌법·법률이 보장하는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감사원장 탄핵소추안 본회의 보고가 무색하게 감사원에 검사들에 대한 감사를 요구한 것이다.

감사원은 원장 탄핵에 대한 입장문에서 “감사원의 헌법상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3일 “(앞뒤 재지 않고) 마음에 안 드는 인사는 모조리 탄핵하겠다는 오만함은 국민적 심판 대상이 될 것”이라고 민주당을 성토했다. 같은 당 추경호 원내대표는 3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더 이상 의회 정치가 아닌 ‘조폭 정치’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