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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구속에 고무된 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내란특검법 공포를 압박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19일 “(최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이유는 없다. 재의결이 아닌 바로 공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자체 계엄특검법을 만들고 17일 민주당과의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은 결렬됐다. 민주당은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특검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수정안은 외환죄와 내란 선전·선동 혐의를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윤 대통령 구속으로 인해 민주당으로선 특검 출범 시점이 중요해졌다. 검찰이 특검보다 먼저 윤 대통령을 기소할 경우 같은 혐의로 중복 수사할 수 없기에 내란 특검의 수사 권한은 사실상 사라진다. 검찰의 기소 시기는 내달 5일로 예상된다. 내란특검법 처리 시한은 내달 2일까지다. 특검이 임명된 뒤 윤 대통령 기소 전에 곧바로 사건을 이첩 받는 방법도 있으나 일정에 무리가 따른다. 내란 특검이 출범해도 수사팀을 구리고 특검 사무실을 마련하며 특검보를 임명하는 데 약 한 달의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민주당에게는 내란 특검의 조속한 출범이, 국민의힘에게는 내란 특검 지연이 관건이 됐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친정 격인 검찰에 의한 기소보다는 특검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 대행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요구함으로써 내란 특검 출범을 최대한 늦춘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내란특검법 수정안 내 ‘인지 수사’ 조항을 특히 문제 삼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특검법을 수용한다며 외환죄 및 내란 선전·선동 등 혐의를 제외했으나 여전히 특검법상 인지 수사 가능 조항은 남겨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제출한 법안(계엄특검법)은 비상계엄이 해제된 때까지만이 수사 대상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통과시킨 특검법은 내란 행위의 제한이 없다”며 “누군가가 비상계엄을 옹호하거나 하면 관련 사건 인지로 얼마든지 내란 선전·선동을 엮을 수 있다. 그만큼 무서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외환 유치도 마찬가지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수첩에 보면 ‘원점 타격’ 이런 예가 있는데 이걸 근거로 관련 사건(외환죄)을 인지할 수 있다. 결국 수사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소적 위헌 조항”이라고 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민주당의 특검안대로 인지된 사건들을 모두 수사할 수 있게 하면 이는 내란특검이 아닌 그 자체로 ‘이재명표 내란 특검’이 될 수 있다”며 “‘이재명의 정적들’을 겨냥한 무한 수사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독소 조항’을 근거로 최 대행에게 거부권 행사를 촉구 중이다. 최 대행도 여야가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거부권 행사에 무게가 실린다.
최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시 재의결 가능성은 낮다. 재의결 정족수는 재적의원(300명)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다. 범야권이 192석임을 감안할 때 국민의힘에서 최소 8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국민의힘 친한계마저도 내란특검법 수정안 처리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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