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벼랑 끝 몰린 소상공인 활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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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0 00:02:30

“이제는 버티는 것도 한계입니다.” 서울에서 10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의 말이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겹치면서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소비 위축과 원자잿값·임대료 상승이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고정비를 감당하기 위해 빚을 내는 소상공인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많은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줄어도 고정비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어나 부담이 커졌다”고 호소한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다시 2%대로 상승했으며 식용유·밀가루 같은 원자재도 줄줄이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는 소상공인들은 마진을 줄일 수밖에 없다. 일부 업주들은 메뉴를 축소하거나 재료의 질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고객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도 크다. 올해 최저임금이 1만30원으로 인상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됐다. 직원 수를 줄이거나 가족 경영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자영업자 본인이 하루 종일 홀로 일하며 운영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 상권에서는 공실이 늘어나고 있지만 임대료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자영업자들은 외곽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배달·포장 중심으로 운영 방식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배달 수수료 부담과 온라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 배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금융지원 확대·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등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상공인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 일부 지원책은 특정 업종이나 지역에 한정돼 있어 모든 소상공인이 혜택을 보기는 어렵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대료 상한제 도입·가맹점주 보호 강화·배달 플랫폼 수수료 규제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특히 배달 앱 의존도가 높은 음식점들은 높은 수수료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고통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온라인 기반 시장이 확대되면서 플랫폼 업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정책적 조율이 필요하다.

소상공인들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거나 배달·포장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차별화된 메뉴와 서비스를 개발하며 경쟁력을 높이려 하지만 개별적인 노력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소상공인은 단순한 개인 사업자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주체다. 이들이 무너지면 지역 경제와 국가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개별 사업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 나가야 할 과제다.

정부와 지자체는 소상공인의 현실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지원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구조 개혁과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은 버티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때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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