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º
습도 75%
)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게 불행이다. 그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친구 같은 변호사가 여기 있다.
신간 ‘사랑 없이 우리가 법을 말할 수 있을까’는 법의 빈틈을 사람의 온기로 채워 온 천수이 변호사의 에세이다. 그가 로스쿨을 졸업하고 출근한 첫 직장은 구청 화장실 앞 복도에 세워진 칸막이 너머 한 평짜리 무료 법률 상담소였다.
공짜 변호사를 찾아오는 의뢰인들은 △노숙자 △야쿠르트 배달 아주머니 △일용직 건설 노동자 △유언장을 쓰려면 한글부터 배워야 하는 할머니 등 가장 법의 보호가 필요하면서도 그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난생처음 듣는 별의별 사연들 앞에서 당황하고 허둥대던 초짜 변호사를 누구의 어떤 이야기에도 맞장구치며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운 건 오히려 의뢰인들이었다. 학교나 책에서는 결코 배우지 못할 인생 경험을 한 보따리씩 풀어놓고 가는 이들 덕분에 저자는 의뢰인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지금은 신림동이라고 불리는 난곡 달동네에서 나고 자란 천수이 변호사는 달동네 판자촌에서 사회운동에 헌신한 부모님과 달리, 누구보다 가난이 싫어서 돈 잘 버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또다시 어려운 사람들 곁에 머물며 그들을 돕는 자리에 가게 됐다.
“법이 당신 편이 아닌 순간에도 여전히 당신 편에 서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차가운 법이 미처 헤아리지 못한 빈틈을 사람의 온기로 채워 간 682일의 기록 ‘사랑 없이 우리가 법을 말할 수 있을까’이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