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金 잘 있나? 확인해야"… 머스크, 조사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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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녹스에 약 616조 원어치 저장… 그간 공개 불허
공화당 일각 "더 투명해져야… 연례 감사도 필요"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8 17:19:54

▲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남쪽에 위치한 미 정부 금(金) 저장고 포트 녹스. 근처의 육군 기지 '포트녹스'(포트 요새)와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1940년부터 60년 넘게 이곳에 있던 기갑학교는 2005년 조지아주 포트 베닝으로 이전한 상태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세금 낭비 척결' 기조 아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활약 중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엔 정부 금(金) 보유고 조사를 시사했다. 17일(현지시간) 머스크의 엑스 계정에 "포트 녹스에서 금 찾는 중…. 도난 당하지 않았나 누가 확인할까. 금이 그곳에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그 금은 미국 대중의 것이다. 거기 잘 있는지 알고 싶다"는 글이 올라왔다.

포트 녹스란 원래 켄터키주 소재의 미 육군 기지명인데 바로 옆 '재무부 관할의 금 보유고'도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1964년 나온 007시리즈(골드 핑거) 속 제임스 본드가 지키던 바로 그곳이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머스크에 조사를 촉구한다.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포트 녹스를 감사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매번 포트 녹스를 감사할 필요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더 많이 햇살을 비춰 더 투명하게 할수록 좋은 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1943년 당시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이 포트 녹스를 방문한 뒤 1974년 처음 의회 대표단과 기자들에게 시설을 개방한 바 있으나 보안상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왔다. 이에 실은 금이 거기 없다거나 팔렸다는 등 음모론이 부상했다. 화폐주조국에선 이런 소문이 지속될 경우 방문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후 트럼프1기 때인 2017년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켄터키 주지사·의회 대표단과 포트 녹스를 찾아 금 실물을 확인했다.

미 화폐주조국에 따르면 포트 녹스에 금 1억4730만 온스(1온스=약 28.35 그램)가 저장돼 있다. 재무부 관리 금 보유량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미 정부는 이 금의 장부 가격을 온스당 42.22달러로 계산해 포트 녹스에 62억 달러(약 9조 원) 상당의 금을 보유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현재 시가인 온스당 약 2900달러로 계산하면 4270억 달러(약 616조 원) 상당의 금이다.

금본위제도란 화폐 단위의 가치와 금의 일정량의 가치가 등가를 유지하는 제도다. 1717년 영국 아이작 뉴턴 왕립조폐국장 때 은본위제인 청나라에 은을 주고 차·비단·도자기를 수입하면서 시중에 은이 부족해지자 금·은 교환비를 1:15로 정한 게 금본위제의 시작이다. 근현대엔 대영제국이나 미국 같은 패권국의 화폐를 일정량의 금으로 바꿀 수 있도록 교환비율을 정하고 다른 나라들이 자국의 화폐를 이에 연동하는 식으로 전개됐다.

중앙은행이 통화량과 동일치 금을 보유하며 지폐를 가져오면 일정 비율을 금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1971년까지 유지된 브레튼우즈 체제의 경우 35 미 달러가 금 1온스 가치였다. 19세기 중엽~20세기 초 영국 중심의 고전적 금본위제, 2차 세계대전 이후 1970년대 초반까지 유지됐다. 문제점이 있으나 인류는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 세계 자본주의 체제를 지탱하는 시스템의 하나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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