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일단 ‘기사회생’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기소된 이 대표의 사건을 26일 원심 파기하면서 이같이 선고했다.
법원은 이재명 대표의 지난 20대 대선 기간 ‘고(故)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 관련 발언은 모두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이 대표가 ‘제가 시장 재직 때는 (김문기를) 몰랐고요 하위 직원이었으니까요’라고 말한 것이 김문기와의 교유 행위를 부인한 허위 사실로 보고 기소했다”면서 “그러나 법원이 조사한 사실을 종합하면 이 발언은 김문기와의 교유를 부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위에 관한 발언이 아니기 때문에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원 판결은 존중하지만 ‘우호적 봐주기’ 판결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고 일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에 나와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는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검찰이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적용한 이 대표의 발언 3개 중 2개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의 쟁점은 1심과 마찬가지로 ‘이 대표의 발언이 허위 사실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는데 2심은 달리 해석을 했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이 ‘외부 간섭 없이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여기서 양심은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직업적 양심을 뜻하며, 법관의 신분을 헌법과 법률로 보장하는 것도 양심에 따라 판결했다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재판부는 외부에 영향을 받는 판단을 내놓은 게 아닌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의원과 지지자 수천 명을 동원해 주말마다 서울도심에서 집회시위를 하면서 재판부에 압력을 행사한 것은 주지 사실이다. 일종의 사법부 협박을 한 것이다.
검찰은 상고하고, 대법원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해 사회 정의를 바로잡는 최후 보루로서의 사법부 역할을 해야 한다. 1심과 2심 판결이 오래 지연돼 온 만큼 사법부는 조속히 재판을 매듭지어야 할 책무가 주어져 있음을 인식하길 당부한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공직선거법 강행 규정 ‘6·3·3’(1심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종료)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대법원이 심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걸핏하면 탄핵을 앞세우고 입법 독주의 오만불손한 반민주주의적 작태를 보이는 걸 방관해선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탄핵과 조기 대선을 통해 사법리스크를 벗으려는 이재명 대표의 ‘사심(邪心)’이 실현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입법 권력을 쥔 민주당이 ‘대표 사법 리스크’ 방어를 목적으로 행정부와 언론·사법부까지 겁박하는 삼권분립 법치 훼손의 파행적 현상이 극에 달했다. 원리·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정확히 재판해야 할 사법부가 정계 눈치를 보고 재판을 주저한다면 파사현정의 사회질서가 깨지고 그 악영향은 국민 삶에 미칠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표는 8개 사건 12개 혐의에 대해 5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 대표는 모두 무죄가 나오면 그때 떳떳하게 정치를 하되 지금은 정계 은퇴하는 게 온당함을 직시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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