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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 KTX와 SRT가 내년 말까지 단계적 통합을 추진한다.
내년 3월부터 서울역에서 SRT를, 수서역에서는 KTX를 탈 수 있는 KTX·SRT 교차 운행이 시작된다. 하반기에는 KTX와 SRT를 구분하지 않고 열차를 연결해 운행하며 통합 편성·운영한다. 코레일과 SR은 2013년 12월 분리된 이후 약 13년만, 고속철도는 2016년 12월 운행을 시작한 SRT가 10년 만에 합쳐지는 절차를 밟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8일 정부세종청사 기자간담회에서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KTX와 SR의 SRT 통합 논의는 SR 출범 당시부터 있어 왔다. 이후 지난 21대 대선에서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되며 추진이 본격화됐고, 국토부는 양사 노사 및 전문가 간담회 등에서 의견을 수렴해 로드맵을 마련했다.
이번 로드맵은 2026년 말까지 코레일과 SR의 '완전 통합'을 골격으로 한다. 내년 3월에는 SRT 기종점 수서역에 총 955석(20량)의 KTX-1 열차를 투입해 좌석 부족이 이어져 온 수서발 고속철도의 좌석 공급을 확대한다. 이 열차는 총 410석(10량)인 SRT보다 좌석이 2배 이상 많다.
국토부는 이용자가 적은 시간대에 KTX와 SRT가 교차 운행한 뒤 점차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고속철도 예·발매 시스템의 통합도 추진한다. 우선 열차를 조회하면 KTX·SRT 구분 없이 검색 지역의 역이 화면에 나타나도록 한다. 코레일톡 앱이나 SRT 앱으로 '서울'을 검색하면 서울·용산·수서역의 열차를 한 번에 찾게 된다.
내년 하반기 6월부터는 KTX-산천 등과 SRT 철도차량을 복합 연결하고 서울역과 수서역을 자유롭게 운행하도록 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해 통합 편성을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개발을 마친 양사 호환 운영 소프트웨어 등의 안전 검증 후 차량 운용률을 높이고 좌석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서울역∼부산을 운행하는 KTX가 서울→부산→수서→포항→서울 구간을 다니는 등 유연한 운행을 할 수 있다.
또 내년 말까지는 하나의 앱으로 KTX·SRT의 결제와 발권이 가능해진다. SRT에서 코레일 일반열차(ITX-마음 등)로 환승할 때 요금 할인을 도입하고, KTX와 SRT 간 열차 변경 시 취소 수수료도 면제한다.
코레일 추산 결과 완전한 통합 편성·운영이 이뤄지면 고속철도 좌석 공급이 하루 총 1만6천 석가량 늘어날 예정이라고 국토부는 전했다. 현재 KTX 20만 석, SRT 5만5000 석 등 25만5천 석에서 약 6% 증가한다는 관측이다. 국토부는 코레일이 통합 이후 중복 비용을 줄여 KTX 운임을 10% 할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KTX보다 10% 저렴한 요금을 책정한 SRT와 비교해 통합 이후 승객의 불이익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10년 넘게 분리돼 있던 코레일과 SR 조직도 내년까지 합쳐 '통합 공사' 출범도 추진한다.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해 급여나 교대 근무 체계, 복지 등 두 기관의 다른 제도가 원만히 통합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또 운임·마일리지·회원제 등 상이한 서비스의 조정 방안과 안전 체계 일원화·강화 방안, 통합 비용에 대한 연구용역도 시행한다. 국토부 내에는 고속철도 통합추진단을 설치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와 철도산업위원회 심의 및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에 대비하는 등 법정 절차도 밟는다. 통합 이후 열차 도색과 승무원 유니폼 등 기업이미지(CI) 통일도 추진한다.
국토부는 코레일이 SR을 합병하는 흡수통합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진환 국장은 "SR 측은 서비스 등 운영 통합은 적극 협조하지만, 일방적 흡수통합에는 부정적 입장"이라며 "단순히 코레일, KTX로만 합쳐지는 것이 아니라 제3의 사명, 브랜드를 사용할 지 양 기관 간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고속철도 통합은 흡수통합이 아니라 한국의 철도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통합 과정에서 SR 직원의 불이익이 없도록 정부가 각별히 챙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은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이라는 정책 결정에 따라 차질 없는 이행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국토부와 긴밀히 협력해 내년 말까지 SR 통합을 완료하고 국민에게 더욱 나은 고속철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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