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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인수자를 찾지 못한 채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만 앞두고 있어 ‘제2의 위메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로 예정된 홈플러스 인수전 본입찰을 앞두고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 두 곳뿐이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규모와 실적이 미미해 실제 본입찰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렉스인포텍의 지난해 매출은 3억 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33 억원에 달했다. 스노마드 역시 지난해 매출 116억 원, 영업이익 24억 원 수준으로 4조 원대 홈플러스 인수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홈플러스는 상황 타개를 위해 “본입찰 전까지 추가 인수 희망자와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새로운 인수 희망자가 등장했다는 소식은 없다. 법원이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을 다섯 차례 연장해준 끝에 기한은 내달 29일까지로 미뤄졌지만, 인수 후보가 사실상 부재한 점은 큰 부담이다. 회생계획안을 제때 제출하지 못할 경우 법원은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할 수 있으며, 앞서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의 청산가치(3조7000억 원)가 계속기업가치(2조5000억 원)를 크게 웃돈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1000억 원에 달하는 세금·전기요금 체납도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를 빠르게 훼손시키고 있다. 전기 공급이 끊길 경우 신선식품 판매 자체가 어려워지는 만큼 유통업 특성상 타격이 더 크다. 폐점을 통한 비용 절감 계획은 정치권 논의로 유예된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폐점은 못 하고 손실만 쌓이며 계속기업가치가 더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프라인 유통산업 침체도 홈플러스 매각을 막는 핵심 요인이다. 이마트·롯데마트조차 점포 효율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대규모 오프라인 점포망을 떠안을 국내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반복한 ‘세일앤리스백’ 구조로 소유 점포 상당수가 이미 빠져나가 매각 매력도 크게 감소했다.
내부에서도 “지금 상황에서 홈플러스를 통째로 인수할 곳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럼에도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는 농협중앙회 인수를 여전히 최선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직거래 유통망 강화 등 시너지 가능성을 앞세운 점 때문이다. 그러나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국정감사에서 “우리도 매년 적자를 내고 있어 남의 짐을 떠안을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홈플러스 사태를 더 이상 특정 기관의 ‘구조적 지원’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자기 실적도 어렵다는 조직이 인수하면 결국 또다시 부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 업계 관계자도 “홈플러스 문제는 시장 논리로 풀어야 한다”며 “대규모 실업 우려는 직업 재교육과 전환 지원으로 대응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시간만 끌면 기업가치는 더 추락한다”며 “정부·정치권·대주주 모두 결단을 미뤄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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