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임대주택에서 최근 7년간 1100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해 250명 이상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취약계층이 주로 거주하는 영구임대주택의 화재 사망률이 다른 유형의 임대주택보다 최대 8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발화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노후 소방설비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임대주택 화재 발생 및 소방설비 실태 전수조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LH 공공임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142건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250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영구임대주택은 화재 발생 시 인명 피해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8월 이전 준공된 노후 임대주택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영구임대주택은 전체의 15.3%(13만7454세대)를 차지했지만 전체 화재 사망자 26명 가운데 12명(46.2%)이 이곳에서 발생했다.
10만 세대당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화재 치명률은 영구임대주택이 8.73명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국민임대주택(1.44명)의 약 6배, 기타 임대주택(1.09명)의 약 8배에 해당한다.
유 의원실은 노인과 어린이, 장애인 등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피가 어려운 입주민이 많다는 점과 노후 소방설비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화재를 조기에 감지하더라도 발화 지점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하면 초기 대응과 입주민 대피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7년간 화재가 발생한 영구임대주택 109개 단지 가운데 106개 단지(97.2%)는 발화 지점을 정확한 동·호수 대신 층이나 구역 단위로 표시하는 구형 감지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 의원은 “영구임대주택의 화재 치명률이 다른 임대주택에 비해 확연히 높은 상황”이라며 “발화 지점을 즉시 파악하기 어려운 구형 설비가 구조 지연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국토교통부와 소방청 등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실태를 전수 점검하고 설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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