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골에서는 난리가 났다. 노인들이 농사짓기 힘들어서 농사를 포기하고 밭에 풀이 잔뜩 나 있으면 관청에 농사짓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여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는 소문이 돌기 때문이다.
필자도 과거 금산에 살 때 이웃집 할아버지가 “밭 좀 제발 사달라”고 하는 통에 500 평 정도 산 적이 있다. 자주 가서 나무도 심고 부추도 뜯어 먹고, 달래도 캐 먹는다. 그런데, 작년에는 교통사고로, 금년에는 허리가 아파서 밭에 자주 가지 못했다. 당연히 자경농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1998년에 구입한 땅이니 세금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한다.
차경(借耕)은 ‘남의 땅을 빌려서 농사짓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과거에는 차경이 상당히 많았다. 차경 인구가 많을수록 농촌 경제는 어려워진다는 말이 있다. 자경(自耕)은 ‘스스로 논밭을 경작함’을 이르는 말이다. 도시인들의 무분별한 땅 투기를 막고자 자경의 원칙을 세워 거래가 엄격히 제한된 적이 있다.
필자처럼 금산에서 오랜 세월 직장생활을 하면서 농사를 짓다가 퇴직 후 세종으로 이사 온 경우는 참으로 황망하다. 산속 깊은 곳에 있는 땅이라 팔리지도 않고, 가끔 가서 보리수나 밤, 오가피 순, 엄나무 순 등을 따 먹는 재미로 살았는데, 팔리지도 않고 농사짓기도 힘든 경우는 어쩌란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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