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이하·국토부) 장관이 취임한지 2년을 맞았다. 김 장관은 장관 취임 후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맞는 크고 작은 정책들을 쉴 새 없이 쏟아냈다. 하지만 이들 정책의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김 장관에 대한 평가도 부정 일색인 모습이다.
서울 집값 안정화 목적 3기 신도시 정책, 효과는 미비하고 부작용은 많다
국토부는 2017년 6월 19일 LTV를 70%에서 60%로 축소하고 전매제한을 강화하는 6·19정책을 시작으로 지난 2년간 크고 작은 정책들을 쉴 새 없이 쏟아냈다. 거의 두 달에 한 번꼴로 발표된 국토부의 부동산 정책은 당초 취지대로 집값 고공행진에 제동을 걸긴 했지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도 함께 불러왔다. 서울의 집값은 32주 동안 하락세를 유지하기도 했다.
주목되는 점은 집값 상승세가 둔화됐음에도 서민들이 체감하는 정책 효과는 미비하다는 사실이다. 과반수 이상의 국민들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지난 23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경제주평 ‘주택 매매시장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의 주택시장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부정이 51%, 긍정이 49% 등이었다.
김 장관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부동산 정책 중 부작용 우려와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오른 정책으로는 3기 신도시 정책과 무분별한 규제 정책, 청약제도 변경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지난 5월 7일 국토부는 수도권에 3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인 3차 3기 신도시를 발표했다. 고양시 창릉 3만8000가구, 부천 대장지구 2만가구 등을 추가로 조성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런데 국토부 발표 이후 3기 신도시 추가 선정 지역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산과 파주 시민들은 1기와 2기 신도시에 사망선고를 내린 것과 같다며 지금까지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의 우려는 점차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21일 진행된 파주 운정신도시의 3개 단지 동시분양은 모두 1순위 청약에 실패했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이후 우려됐던 2기 신도시의 인기하락이 현실화된 것이다. 대우건설의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는 6개 타입 모두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 신도시에 비해 훨씬 서울이 가까운 3기 신도시가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파주 운정신도시에 청약통장을 던지지 않았을 것이다”며 “청약에 당첨되면 5년간 청약이 불가능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 같은 결과는 당연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 정책은 부작용 뿐 아니라 정책 실효성도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국토부의 3기 신도시가 서울의 집값을 잡는 데는 큰 효과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굳이 거리가 먼 신도시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부동산 관련 산업 침체, 서울·지방 간 집값 양극화 등 부작용만 낳은 규제일변도 정책
국토부의 규제일변도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국토부는 2017년 6월 19일 출범 첫해부터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는 부동산 거품의 원인이 투기세력에 있다고 규정하고 대출규제와 청약규제, 분양권 전매규제를 시행했다. 이에 강남4구와 광명시, 부산 지구를 투기조정지역으로 선정, 주택담보조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조정했다.
8·2부동산 대책을 통해서는 투기조정대상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넓히는가 하면 과천시와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LTV와 DTI를 모두 40%로 강화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2년여 간의 부동산 규제정책에 방점을 찍는 9·13대책을 내놨다. 9·13대책은 종합부동산세 3억원~6억원 구간을 신설해 세율을 0.7%로 부과하며 1주택자의 경우도 투기과열지구나 청약조정지역의 물량에 대해 청약을 넣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국토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정책은 각종 부작용을 불러왔다. 우선 부동산시장 침체가 심화되면서 관련 산업마저 침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1월에는 공인중개사 폐업건수(1423건)가 개업건수(1344건)를 앞질렀다. 수도권과 지방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낳는가 하면 심지어 지방 내에서도 일부 중심지역에만 청약통장이 몰리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지난 6월 12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서울사람이 대구에 집을 산 경우는 48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4월에는 120건으로 증가하는가 싶더니 5월에는 210건으로 증가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투자자들이 서울에 비해 가격이 싸고 청약통장과 상관없는 지방 인기 지역 주택들을 대상으로 집중투자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교수는 “서울은 재건축 규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힘들어지다보니 투자자들이 지방의 재개발이나 재건축지역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며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몰리면서 찾아낸 돌파구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철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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