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가 대한민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현재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를 앞두면서 타다가 시한부 운명에 놓였다. 이를 두고 국민들 사이에선 반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존재하는 자유시장경제 체제 하에서 소비자의 판단에 맡겨져야 할 사안이 정부 손에 좌지우지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국민들의 자기결정권과 평등권을 침해하고 자유 시장경제 질서와 복지국가의 이념에 반대되는 등 위헌 소지가 충분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특히 일각에서는 ‘위헌 소지가 다분한 조치를 서둘러 결정하는 이유가 내년 총선 택시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도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택시민심을 중요하게 여겨온 만큼 이번 ‘타다 금지법’ 개정안 역시 같은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다수 국민들은 소비자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경제발전에도 역행하는 ‘타다 금지’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센 만큼 만약 이를 그대로 통과시킬 경우 내년 총선에도 엄중한 국민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소수의 택시표심을 잡기 위해 전 국가와 국민을 외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1년간 혁신으로 성과 내고도 규제에 발목…타다 대표 이재웅 “할 말을 잃었다”
지난해 10월 등장한 ‘타다’는 렌터가 업체로 유명한 ‘쏘카’가 출범시킨 승객과 11인승 카니발 그리고 운전용역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용자가 앱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선택하는 순간 ‘승합차를 렌트하고 운전기사를 함께 소개받았다’는 계약을 자동으로 맺는 절차를 거친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획기적인 서비스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규제 문턱이 높은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사업이 가능한 유일한 방법이다.
타다의 초반 파급력은 예상보다 컸다. 호출한 승객에게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차량이 자동으로 배차되고 기사는 이를 거부할 수없는 형태라 택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됐던 승차거부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승객을 배려한 각종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배려로 국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오랜 기간 택시업계의 기득권에 가로막혀 제자리걸음을 되풀이하던 운송업계의 새로운 바람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타다가 불러일으킨 혁신의 바람은 1년이 채 안 돼 규제라는 장벽에 막히며 현재 시한부 운명에 놓였다. 현행 운수사업법은 ‘출퇴근 카풀을 제외하고는 택시 면허 없는 사람이 돈 받고 승객을 태울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3년 우버 이후 모든 차량 공유 업체가 해당 조항에 걸려 좌초됐다. 우버는 퇴출됐고 뒤를 이은 한국 업체들도 고배를 맛봤다. 일부 업체가 출퇴근 카풀로 연명했지만 출퇴근 시간을 4시간으로 제한하는 규제가 생기면서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 졌다.
타다가 찾은 해결 방안은 여객운수법 시행령 18조 1항 ‘11~15인승 승합차 렌터카에는 기사를 알선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었다. 국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으며 순탄하게 사업을 영위하던 타다는 올해 7월 정부·여당의 개입으로 가시밭길을 걷게 된다. 타다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당시 국토부는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통해 타다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의 운송 사업을 허가하면서 동시에 수익의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납부하도록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사회적 기여금은 타다 측시 사실상 택시 면허를 매입하는 비용으로 결국 정부와 지자체가 감당해야 할 택시 감차 비용을 타다가 떠안게 되는 셈이었다. 타다는 즉각 반발하면서 서비스의 전국 확대를 예고했다. 타다 운영사인 VCNC의 박재욱 대표는 “우리가 택시 면허를 샀다가 잘못돼 망하면 국가가 면허권을 다시 사줄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타다 측이 반발하자 국토부는 강제력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타다 서비스의 근거가 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예외적인 허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을 추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타다 서비스를 불법으로 만들겠다는 국토부의 협박에 가까운 조치였다. 비슷한 시기 국토부를 등에 업은 택시업계의 대규모 집회가 이어졌고 여장인 민주당 주도로 ‘타다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발의된 개정안은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국토위에서 의결된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만 거치면 처벌 유예기간이 끝나는 1년 6개월 뒤부터 시장에 적용된다. 11인승 렌터카를 통해 호출형 차량 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데 이어 타다 같은 여객 자동차 운송 플랫폼 사업자를 규제하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사실상 타다의 시한부 선고나 다름없는 셈이다.
해당 개정안은 일부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얼마 안가 곧 시들해졌다. 오히려 정부기관과 사법당국이 눈치를 보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우 개정안이 의결되기 전인 지난 5일 타다 금지법에 부정적인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당시 공정위는 국토위 교통소위에 “특정한 형태의 운수사업을 법령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경쟁촉진 및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나름의 소신발언을 한 공정위는 불과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국토부와 총선을 앞두고 택시업계 눈치를 보는 국회의원들의 반발에 꼬리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사법부도 타다 옥죄기에 가세했다.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기도 전에 이미 타다를 ‘불법 콜택시’로 규정하고 이재웅 대표와 박재욱 대표를 법정에 세웠다. 올해 2월 택시단체의 고발을 접수한 검찰은 지난 10월 두 대표를 여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지난 2일 첫 공판이 열렸다.
위헌 가능성, 국민들 안전위협, 신산업 성장 저해…“잃는 게 많은 타다 금지 도대체 왜”
타다에 대한 행정부·입법부·사업부의 압박에 국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완전히 거스르는 조치라는 지적이 많다. 국민들의 자기결정권과 평등권을 침해하고 자유 시장경제 질서와 복지국가의 이념과 대치되는 등 위헌 소지가 충분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규제 개혁을 통한 혁신을 내세운 정부·여당이 뒤로는 총선용 표심몰이에만 매몰돼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타다와 택시업계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절반은 타다를 공유경제에 기반한 혁신적 신산업으로 평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1일 전국 성인 500명에게 타다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혁신적인 신산업으로 육성할 가치가 있는 서비스’라는 긍정적 응답이 49.1%를 차지했다.
반면 ‘정당한 자격 없이 택시업계에 뛰어들어 공정 경쟁을 해치는 불법 서비스’라는 부정 응답은 긍정적 답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25.7%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25.2%였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9586명에게 접촉해 최종 500명이 응답을 완료(응답률 5.2%)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대부분의 시민들은 앞선 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타다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시청역 인근에서 만난 박은진(26·여) 씨는 “그동안 택시가 승차거부를 하거나 불친절한 경우가 많아서 타다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여성들의 경우 더 늦은 시간 이동할 때 안전하고 더 빠르게 귀가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안심하고 탈 수 있는 타다를 정부가 규제한다면 결국 국민 안전을 외면한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회사원 최명환(46·남)씨 역시 타다를 지지하며 신산업을 방해하는 택시업계에 불만을 표했다. 최 씨는 “그동안 택시가 승객들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면서 “그저 자신들의 밥그릇 빼앗기기 싫어서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씨는 정부와 국회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가 혁신산업을 이끌어도 모자를 판에 기업들에게 장벽과 좌절감만 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생각할 땐 내년 4월에 진행되는 총선에서 택시표를 잡기위해 정부와 국회가 타다 죽이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한사람으로 정부가 인기에 휩쓸려 입장을 바꾸는 모습을 보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일부 택시 운전자 중에서도 신산업을 가로막는 택시 기득권과 정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이들도 있었다. 택시 운전사 김기동(63·남) 씨는 “택시로 돈을 벌어왔고 벌고 있는 사람으로서 분명 타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은 위기감을 준다”면서도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를 역행할 순 없고 승객들의 요구를 거부할 순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 많은 나라에선 이미 공유경제가 앞서가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나 정치인들이 당장의 인기나 여론에 휩쓸려 규제 장벽을 쌓고 있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정부나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은 신산업을 규제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의 산업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도 혁신을 가로막는 정부의 규제 장벽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규제를 없애 새로운 산업을 성장시키기는 못 할망정 또 다른 규제에 갇히려 하고 있다”며 “세계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향후 1조50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타다금지법이 통과된다면 우리나라는 결국 신산업의 갈라파고스(고립된 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고 지적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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