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 용도변경 이슈를 둘러싼 권력형 비리 의혹이 점차 가열되는 모습이다. 막대한 이윤이 예상되는 용도변경에 최대호 안양시장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더불어 정부·여당의 핵심 권력 연루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최 시장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 측은 국회 기자회견, 검찰고발, 궐기대회 및 가두행진 등을 통해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시장소유 건설사가 지역 알짜땅 인수…개발 추진에 지역주민 반발
최 시장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안양시장에 당선된데 이어 한 차례 낙선 후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1996년 평촌신도시에 필탑학원을 설립해 15년 동안 운영하기도 했다. 시장에 당선된 후 활발할 활동을 펼치던 최 시장은 지난 2017년 6월 자본금 1억원의 신생 건설사인 ‘해조건설’이 안양시 평촌동 소재 버스터미널 부지 1만8353.7㎡(5552평)을 1100억원에 낙찰 받으면서 덩달아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안양시 평촌동 934번지인 터미널 부지는 1기 신도시의 마지막 대규모 상업지역으로 인덕원~수원 복선전철 역사 신설이 계획돼 있어 개발가치가 높은 곳이다. 또한 지하철 4호선, 경수대로(국도 1호선), 흥안로(국도 47호선),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접해 있어 서울과 수도권 접근성이 좋은 탓에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되고 있다.
터미널 부지는 평촌신도시 개발이 한창이던 지난 1993년 자동차정류장 용도의 도시계획시설로 고시된 곳이다. 그동안 안양시가 시외버스터미널 조성을 추진해 왔지만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소음과 매연·분진 등 오염물질 배출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장기간 나대지로 방치돼 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해조건설의 수탁사인 코리아신탁이 개발을 위해 지난해 10월 용적률 150%인 버스터미널 부지를 ‘일반상업지역 용도에 맞게 800%로 변경해 달라’며 안양시에 ‘평촌신도시 자동차사업부지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제출하면서 최 시장을 둘러싼 구설수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지역민들은 최 시장이 해조건설의 실소유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개발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최 시장 일가 소유인 필탑학원은 2015년 8월 ‘맥스비앤’으로, 같은 해 11월 ‘맥스플러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어 2017년 2월 당시 신생 건설사였던 해조건설에 6억원에 넘어갔다. 양도 당시 최 시장이 대표로 있던 맥스플러스는 자본금 0원, 부채 52억8200만원 등으로 부실기업이나 다름없었다. 매각과정에서 맥스플러스 주식 20만주(액면가 주당 500원는가 1주당 1원에 계산된 20만원으로 책정됐다.
안양정의구현실천위원회 손영대 위원장은 “부채만 53억원인 회사를 떠넘기면서 6억원을 받았다는 것, 주식 20만주를 단돈 20만원에 넘겼다는 것 등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버스터미널 부지 입찰을 염두에 둔 최 시장이 지인을 내세워 해조건설을 설립하고 맥스플러스를 위장 매각 했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등기상 맥스플러스를 인수 한 해조건설 J대표는 자신 소유의 또 다른 건설 회사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며 “자기 소유의 회사를 놔둔 채 굳이 해조건설을 설립해 부실법인인 맥스플러스를 6억원이나 주고 매입하고 터미널 부지 입찰에 나선 점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코리아신탁의 요구대로 부지용도와 용적률이 변경된다면 터미널 부지의 가치는 수천억원대로 상승하게 될 것이다”며 “최악의 경우 공공 부지를 싼 가격에 매입하고 비싼 가격에 되파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무엇보다 용도를 변경하지 않은 채 싼 가격에 부지를 매각한 LH와 민간 기업의 용도변경 신청을 순순히 받아준 안양시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피력했다.
최 시장 “해조건설과 나는 무관” 해명…지역민들 일조권침해·교통혼잡 우려 개발 반대
최 시장측은 스카이데일리에 보내온 답변서를 통해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우선 최 시장과 해조건설과의 관계에 대해 “2017년 2월 법인 양도·양수계약 체결 이후 해조건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양도 이후 선임된 사내이사 C씨는 지속적으로 건설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해조건설) J대표의 지인일 뿐이다”고 해명했다. C씨는 맥스플러스와 해조건설의 양도·양수계약 체결 시점부터 약 4개월간 사내이사를 맡은 인물이다.
맥스플러스 주식 20만주를 1주당 1원에 양도한 것과 관련해선 “법인관리에 필요한 사항으로 상속세와 증여세법에 의한 것이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지구단위계획 변경은 관련법령에 따라 주민공람 의견청취, 공동위원회 자문·심의 등을 거쳐 공공성과 함께 합리적인 토지이용이 되도록 결정될 예정이다”며 “사업자의 개발이익은 지역발전 등을 위한 공공기여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양시 도시계획건축공동자문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어 코리아신탁이 제출한 지구단위계획(안)을 심사하고 사업자에 보완을 지시했다. 지구단위계획(안)은 재자문 후 주민공람 의견청취를 거쳐 도시계획공동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게 된다. 안양시는 또 개발이익 환수에 대비해 터미널 부지 용도변경 전·후의 토지가격 감정평가에 들어간 상태다.
용적률 증가·건축제한 변경에 따른 토지가치 상승분은 ‘국토계획법 시행령’과 ‘지구단위계획 수립지침’에 따라 부지소유 기업이 안양시에 납부하게 된다. 하지만 가치평가 대상은 토지에 국한될 뿐 아니라 전체 토지면적의 10~20%에 불과하다. 특히 소유 기업이 타 기업에 부지를 매각할 경우 납부의무는 매입한 기업에게 넘어가는 만큼 초과이익 환수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민들은 앞으로 해당 부지 개발을 적극적으로 막겠다는 방침이다. 초고층 오피스텔이 지어질 경우 교통혼잡, 일조권·조망권 피해 등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주민 및 안양시의 시민단체들은 오피스텔 건설 추진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국민신문고 등 관련 기관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안양 평촌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개발 특혜에 관련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손 위원장은 “터미널 부지는 안양시민들의 공공부지다”며 “사익을 위해 용도·용적률을 변경한다는 것은 나쁜 행정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수용될 경우, 2016년 최대호 시장의 회사로부터 시작된 터미널 부지 개발 의혹에 대해 법적조치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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