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의 실체 없는 철도계획 발표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아직까지 개발 여부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각 지역에서 노선 유치를 위한 움직임에 나서면서 크고 작은 갈등이 생겨나고 있다. 심지어 혈세를 퍼부어 노선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올해 초 GTX-D 노선과 관련한 의견교환을 진행했지만 ‘김포를 출발해 부천·하남을 연결하자’는 경기도와 ‘청라국제도시 또는 검단신도시 기점으로 해야 한다’는 인천시 주장이 부딪히며 의견조정에 실패했다. 여기에 서울 동남부 지역까지 노선 유치에 나서면서 개발계획조차 확정되지 않은 GTX-D 노선을 둘러싼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실체 없는 철도계획에 김칫국부터 마시는 경기도·각 지자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 대도시권 광역교통 정책 방향을 담은 ‘광역교통 2030’ 발표를 통해 ‘주요 거점을 30분대에 연결하는 광역철도망을 구축하겠다’며 GTX-A 노선 2023년 준공, GTX-B·C 노선 조기 착공 계획을 밝혔다. 또 광역급행철도 수혜범위 확대를 위해 서부권 등 신규 노선을 검토하고 올해 하반기까지 확정·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 2월 서부권 등 급행철도 노선이 계획되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광역급행철도에 대한 수요·공급에 기반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의 신규 노선 검토 발언 이후 GTX-D 노선 구축사업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내년 상반기 수립되는 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GTX-D 노선(안)을 포함시킨다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됐다.
경기도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2월 경기도는 김포·부천·하남시와 업무협력을 체결하는 등 김포~부천~서울남부~하남을 통과하는 GTX-D 노선 추진에 팔을 걷어붙였다. 총 구간 길이 61.5㎞, 사업비 약 6조5190억원 추산 등 구체적인 내용도 제시했다.
얼마 전에는 한국종합기술과 ‘수도권 서부권 교통난 해소를 위한 광역급행철도(GTX-D) 수혜범위 확대’ 연구용역을 계약을 맺은데 이어 이달 말 연구용역에 착수한다. 이를 통해 수요·비용분석, 기술검토,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올해 하반기 최적의 GTX-D 노선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국토부 대광위와 본격적인 협의를 통해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GTX-D 노선 출발 기점은 김포가 돼야 한다’는 경기도의 의지는 확고하다. 연구용역을 주관하고 있는 김포시 관계자는 “김포지역은 매년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교통인프라는 열악한 상황이다”며 “서울 출퇴근 인구가 많아 서울 진입을 위한 교통망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철도정책과 박재영 팀장은 “당초 대광위가 발표했던 광역철도 구축의 취지가 교통 수혜를 받지 못한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며 “이 경우 GTX-D 노선 출발점은 영종 보다는 김포지역이 더 취지에 맞다”고 피력했다.
이어 “영종으로 노선이 가게 되면 김포 수혜는 사라지게 된다”며 “(경기도 노선안이) 김포에서 부천을 지나는 만큼 검단을 경유해 갈수는 있지만 검단을 출발기점으로 할 경우 김포지역이 배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GTX-D 노선의 나비효과…인천·서울 강동구 등도 유치전 가세
인천시는 지난 7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도입 사전타당성조사’ 입찰을 공고했다. △대안노선 작성·최적노선 선정 △건설·운영계획 수립 △경제성·재무성 분석 등의 용역결과를 토대로 최적안과 다양한 노선안을 마련해 타당성을 분석 한 후 대광위와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교통 편의를 높이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GTX-D 노선이 인천 서부권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로 구축돼야 한다”며 “현재 출발 기점이나 경유 노선 등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최적의 GTX-D 노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서울 동남부 지역의 GTX-D 노선 유치 움직임도 활발하다. 서울 강동구는 GTX-D 노선 도입에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GTX-D 노선의 강동구 경유를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한 가운데 사전 타당성 조사용역 시행, 주민 대상 정책세미나·설명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D 유치 성공을 통해 향후 55만 구민의 교통 복지를 혁신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동구 관계자는 “인근 도시와 긴밀히 협의하고 추후 국토부와 서울시에 건의안을 전달하는 등 강동구를 경유하는 GTX-D 노선안이 정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GTX-D 개발 여부와 구체적인 노선안은 내년 초 쯤에서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 여부가 확정된다면 GTX-A·B·C 노선의 수혜 범위에서 벗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GTX-D 노선안이 검토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노선이 수도권 전 지역을 지날 수 없는 만큼 지자체 간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GTX-D 노선 하나만으론 경기도와 인천시 등 수도권 모든 지역을 만족시키기엔 한계가 있다”며 “결국 GTX-D 노선 유치의 명분을 쌓기 위한 각 지자체의 분주한 움직임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잡음은 불파기하게 발생할 것으로 점쳐진다”고 내다봤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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