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은 크게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남을 중심으로 그동안 많은 관심을 받아왔던 경기도 과천, 하남 등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시세가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해 주목된다. 수요자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서울의 자산가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와 무분별한 개발호재가 불러온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시장원리가 아닌 정부의 인위적 개입에 의해 시세가 오른 지역의 경우 투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경우 시세가 폭락해 선량한 피해자만 나을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용인 동백지구 아파트 값 1년 새 30%이상 급등
용인 동백지구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1동, 동백2동, 동백3동 등을 아우르는 30만평 규모의 지역이다. 동백지구는 이렇다 할 호재가 없고 수요가 한정돼 있어 최초 조성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집값에 큰 변화가 없었다. GTX 노선과도 거리가 있어 교통호재 효과도 덜 한 편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기현상이 발생하며 아파트 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대체 투자처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용인 동백지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5년 978만원 △2016년 974만원 △2017년 976만원 △2018년 968만원 △2019년 973만원 △올해 1월 988만원 △올해 2월 1000만원 △올해 3월 1010만원 △지난달 1028만원 등이었다. 지난해까지 큰 변화가 없었으나 올해 1월 들어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인 동백지구 내 호수마을 계룡리슈빌의 전용면적 84㎡ 타입은 지난해 3월 3억8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3월 4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호수마을 서해그랑블의 전용면적 84㎡ 타입은 지난해 3월 3억4500만원에서 올해 3월 4억800만원까지 올랐다. 백현마을 휴먼시아의 전용면적 84㎡ 타입도 지난해 3월 2억8000만원에서 올해 3월 3억4000만원으로 거래되는 등 1년 만에 일대 지역 집값이 폭등했다.
동백지구 내 D부동산 관계자는 “올해 2월부터 집값이 뛰기 시작해 10년 이상 된 33평 3억 7000만원이 가장 저렴하게 나온 매물이다”며 “용인 동백지구는 GTX 수혜지역은 아니지만 지난달 용인세브란스병원이 개원하고 향후 대규모 의료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라 시세 상승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 내 얼마 남지 않은 비규제 지역인 경기 북부 △의정부시 △양주시 △포천시 등도 최근 집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정부시 민락동 호반베르디움1차의 전용면적 84㎡ 타입은 지난해 4월 4억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4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경기도 양주시 옥정동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의 전용면적 59㎡ 타입은 지난해 4월 2억3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3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경기 포천시 군내면 구읍리 포천2차아이파크의 전용면적 102㎡ 타입은 지난해 4월 3억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3억6천500만원에 거래됐다.
“정부 인위적 개입에 의한 비규제 지역 집값 폭등 언제까지 지속될 진 미지수”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규제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유동자금이 일시적으로 대거 몰리면서 집값이 급등한 것이다.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 거주 자산가들의 자금이 대거 몰린 것이 이를 방증한다.
부동산 정보 큐레이션 업체 경제만랩이 한국감정원 아파트매입자 거주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거주자들의 전국 아파트 매입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서울 거주자가 전국 아파트를 매입한 건수는 1만6240가구에 달했는데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1분기 거래량 중 역대 최고치다.
특히 서울 거주자는 경기도 아파트를 주로 매입했다. 지난해 1분기만 하더라도 서울 거주자들이 경기도 아파트에 매입한 거래 건수는 3142가구 수준이었지만 올해 1분기엔 1만1637가구를 매입했다. 전년 대비 270% 가량 급등한 셈이다. 인천의 경우도 지난해 1분기 서울 거주자가 매입한 아파트는 456가구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1658가구를 사들이면서 263% 상승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유동자금이 많아지면서 돈이 될 만한 아파트를 찾아다니고 있는 분위기다”며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자산가들은 비규제 지역 아파트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인한 비규제 지역의 집값 기현상은 자칫 선량한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장원리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 정부의 인위적 개입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시세가 오를 경우 갑작스레 시세가 급락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이럴 경우 실거주자나 세입자의 피해가 불가피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비규제 지역 거주자들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동백지구에 거주 중인 박형식(남‧가명)씨는 “2004년에 33평을 2억5000만원에 분양받아 2007년에 입주했지만 올해 1월까지는 3억1000만원으로 금융비용이나 물가상승을 고려하면집값이 하나도 안 올랐었다”며 “그런데 올해 들어 마땅한 호재가 없음에도 집값이 서서히 오름세를 보였다. 집값이 올라 반갑긴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오른 탓에 언제 떨어질지 몰라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비규제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빛을 보고 있다”며 “병원 개원이나 교통호재 등이 있긴 하지만 정부가 갑자기 규제 지역으로 설정해 버리면 한 번에 투자금이 대거 빠져나가 시세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최근 비규제 지역들이 집값이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 고강도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로 실수요와 캡투자자가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며 “문제는 사회기반시설이 갖춰지느냐 인데 아직까지 가시적인 호재가 두드러지지 않는 만큼 사태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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