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나이가 들면 기력이 없어지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듯 반려견도 마찬가지다. 반려견은 7~12살이 되면 겉으로 노화와 관련된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 노화의 속도는 품종 간에 차이가 있는데 보통 대형견이 소형견에 비해 노화속도가 빠르다. 노화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올바른 영양관리를 통해 노화에 따른 여러 가지 건강상의 불편함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노령견 건강 지키는 방법…치아관리·적정 체중 유지·정기적인 건강검진 등
스카이데일리는 노화로 인해 한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반려인 옆을 지켜준 반려견 보슬이(15세·암컷)와 반려견 금동이(14세·수컷)를 만났다. 반려인들은 반려견 노화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하고 체중이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고 전했다.
보슬이 반려인은 지난해 보슬이가 갑자기 경련을 일으켜 4박 5일 정도 입원 치료를 받고 현재까지도 약을 복용해야하지만 무사히 위기를 넘겨줘 너무나도 고맙다고 말했다.
“보슬이는 8세 무렵 자궁종양으로 자궁제거수술을, 지난해 입원 치료를 받은 것 이외에 피부문제로 병원을 가끔 다닌 것 말고는 건강하게 지낸 편이에요. 그런데 식욕촉진제가 들어간 약을 복용한 결과, 밥을 너무 잘 먹어서 예전보다 체중이 1kg정도 증가했어요. 인지력이 떨어졌는지 소변을 잘 못 가리지만 그래도 살아 있어줘서 그저 고마울 따름이에요.”
금동이 반려인은 금동이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살이 쪘고 췌장염을 앓게 돼 반려견의 꾸준한 영양관리를 통해 최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동이가 어느 날 구토와 발열, 설사, 기력저하 등의 증상을 보였어요. 평소에 잘 먹고 잘 놀던 금동이가 간식도 거부하고 아픈 모습을 보였죠. 원인은 췌장염이었어요. 그 이후론 돼지고기, 소고기, 빵 등 고지방의 간식이나 캔 사료 등을 절대 급여하지 않고 영양관리를 통해 최적 체중을 유지하는데 힘쓰고 있어요.”
“수의사 선생님은 노령견은 에너지 섭취량이 낮더라도 체지방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체중이 불필요하게 증가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의 목표라고 했어요. 또한 노령견의 건강관리는 규칙적인 생활의 유지와 함께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죠.”
수의업계는 반려견의 노화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체적 징후로 △비만 △치아문제 △피부·모발의 약화 △근육량의 감소 △빈번한 소화장애 △시력 장애 △관절염 △활동 감소 △행동의 변화(대소변 실수) 등을 꼽았다.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치주염으로 치과 질환이나 이가 빠지게 되면 잘 씹지 못하고 삼키게 돼 소화력이 급속히 떨어져 건강이 악화되기 때문에 규칙적인 양치,정기적인 스케일링 등 치아 관리를 잘 해줘야한다”며 “또한 노령화되면서 백내장 및 녹내장, 당뇨병, 신장기능 이상 등이 반려견에서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요하며, 면역저하로 감염성 질병에 보다 취약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백신 추가 접종과 구충 및 건강검진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현성 수의사는 “반려견이 나이가 들면 생기는 문제에는 종양성 변화, 관절문제, 치아문제 등 다양하지만 미리 예방하거나 관리 가능한 것은 치아 문제가 유일하다”며 “따라서 꾸준한 양치질과 스케일링은 물론이고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예방하기 위한 체중 조절, 정기적인 건강검진 이 세 가지를 반려인에게 당부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7세 이상 노령견 정기적인 검진해야…반려인의 세심한 관심과 돌봄도 필수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11개 동물병원 진료 기록을 바탕으로 반려견의 나이를 분석한 결과, 7살 이상은 전체의 28.1%, 10살 이상은 전체의 17.3%를 차지했다. 7세 이상의 노령견은 △심장질환 △신장질환 △부신피질기능항진증 △유선종양 △자궁축농증 △백내장 등의 질환 발생이 크게 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심장질환을 앓는 반려견은 가벼운 운동에도 힘들어하며 호흡이 빨라지는 특징이 있다. 늦은 밤에 기침을 자주 하거나 갑작스럽게 기절을 할 수도 있다. 심장질환은 보통 대형견보다 소형견에서 발생률이 높다. 품종에 따라 유전적 영향도 커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질환을 관리하는데 가장 중요하다.
신장질환을 앓는 반려견은 평소보다 물 마시는 횟수가 늘어나거나 잦은 배뇨를 보일 수 있다. 간혹 요결석이 생긴 경우 혈뇨를 보기도 한다. 신장은 네프론의 75%이상이 망가지기 전에는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7살 이상 나이가 많은 반려견이라면 주기적인 검진으로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은 나이가 많은 반려견에서 흔히 관찰되는 호르몬 기능 장애로 부신피질에서 코티솔의 분비가 증가하며 다양한 합병증을 야기한다. 평소보다 물을 자주 마시며 소변을 자주 보거나 복부가 처지고 대칭적으로 털이 빠진다. 또한 근력이 약해지고 피부가 얇아지거나 탄력이 없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면역기능이 떨어지면서 피부염, 피부 색소침착, 세균 감염 등이 같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복되는 피부염이나 비뇨기계 질환 등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유선종양이나 자궁축농증 같은 질환은 중성화를 하지 않은 암컷 반려견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유선종양은 유선조직에 발생하며, 종양이 발생한 경우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종기나 혹 같은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한다면 발견할 수 있다.
유선종양의 경우 평균 약 50%가 악성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방치할 경우 신체의 다른 장기에 전이되어 생명에 치명적인 경우도 많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 발정이 오기 전에 중성화를 한다면 0.5%까지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
자궁축농증은 자궁이 세균에 감염되어 농이 차있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갑작스러운 식욕부진, 구토, 복부팽만 등의 증상을 보인다. 질병의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쇼크나 패혈증으로 생명이 위독할 수 있으나 이 또한 중성화로 예방할 수 있다.
백내장은 노령견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안구 질환으로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시력이 저하되고,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앞을 보지 못할 수 있다. 반려견은 사람에 비해 후각과 청각이 예민해 시력장애의 문제가 늦게 발견되는 경향이 있다. 시력장애가 있는 경우 평소보다 움직임이 조심스럽거나 자주 부딪히고, 보호자에게 예전보다 더 가까이 다가가기도 한다. 간혹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백내장이 오는 경우가 있어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처럼 노령견의 건강 이상은 행동 변화로 나타난다. 낯선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반려인의 관심과 주의 깊은 관찰이 중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관계자는 “노령견의 질병은 증상을 나타내지 않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병을 미리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옥진 교수는 “노령견을 보다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양질의 균형 잡힌 영양소의 급여가 필요하다”며 “소화력이 떨어지는 노령견을 위해 소화 흡수가 잘되고 노령견의 필수 영양소가 배합된 노령견 전용 사료를 급여해야 하며 딱딱한 간식들은 먹고 탈이 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단단한 간식들은 주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신체 기능 이상과 더불어 노령견에서 자주 오는 문제가 심리적 문제일 수 있기 때문에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겪지 않도록 반려인들의 조금 더 세심한 관심과 돌봄이 필요하다”며 “실제로 반려견의 눈을 지긋이 봐주는 것만으로도 반려견들이 주인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애정 호르몬 옥시토신 분비가 증가돼 건강에도 도움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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