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영부인 檢 출석’ 두고 여야 특검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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金여사, 20일 서울중앙지검 출석해 10여 시간 조사
野 “황제조사… 대통령 탄핵청문회 나와 대질해야”
당정 “조사 위법사항 無… 野와 타협할 생각 없다”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2 01:04:07

▲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과 네덜란드를 국빈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현직 영부인 검찰 대면조사를 두고 여야 공방이 거세다. 야당은 오히려 특검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 탄핵청문회 출석을 요구했다. 당정은 검찰 조사에 위법성은 없다며 청문회 출석을 일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위헌·위법적 사안에 대해 대통령실은 타협할 생각이 없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릴 예정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의 김 여사 증인 채택과 관련해 이같은 입장을 내놨다.

김 여사 법률대리인인 최지우 변호사는 22일 “김 여사는 성실히 (검찰) 조사에 임해 사실 그대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김 여사 측과) 합의한 결과 경호·안전상 이유로 서울중앙지검 관할 내 정부보안청사로 소환해 대면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 의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20일 오후 1시30분께부터 21일 오전 1시20분까지 동안 정부보안청사에서 김 여사 조사를 진행했다. 형사1부는 김 여사가 최재영 씨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명품백 등 선물과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반부패수사2부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살펴왔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김 여사의 제3의 장소 비공개 조사를 두고 ‘황제 조사’라며 특검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야당에는 공개적 망신주기 소환을 밥 먹듯 하면서 김 여사에겐 황제 조사 특혜를 베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검찰이 조사한 건가, 검찰이 김건희에게 조사당한 건가”라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검찰이) 중전마마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 어떤 혜택이 주어질지 상상하며 흐뭇해했을 것”이라고 했다.

야권은 김 여사의 국회 청문회 출석도 촉구했다. 26일 청문회는 김 여사 특검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여겨지고 있다.

검사 출신인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제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근무했는데 정부보안청사는 처음 들어본다. 도대체 어디서 조사했단 말인가”라고 주장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김 여사의 검찰 출석은) 26일 청문회 불출석 의도로 보이나 안 통한다. 출석해서 최재영 목사 및 이종호 (전) 블랙펄 (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공개 대질해야 한다”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김 여사 의혹을 엄중·엄정히 규명하도록 특검법 처리를 서두를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여사의 청문회 출석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사 중인 사안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정쟁으로 모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다.

검사 출신인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야당이 김 여사 조사를 두고 ‘당나라 검찰’이라 했다. 비공개 조사를 두곤 황제 조사라 했다”며 “어처구니가 없다. 대통령 등 경호법상 영부인은 경호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 대표 등도 과거 검찰 비공개 조사를 받았다며 “의혹을 명쾌히 해소하려는 수사팀 의지와 영부인 결단으로 이번 조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