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글로벌 여행 플랫폼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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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3 00:02:30

대다수 국내 소비자가 여전히 호텔 숙박과 항공권 예약 등에 아고다·트립닷컴·부킹닷컴 등 글로벌 여행 상품 중개 플랫폼을 애용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많은 국내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낮은 서비스 품질과 국내 법을 시종일관 무시하는 것으로 악명이 자자하다.

아고다와 부킹닷컴은 전자상거래법상 사업자 정보를 사이트에 공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당국의 무관심 속에 위법 행위를 이어 가고 있다.

전자상거래법상에 이 같은 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것은 플랫폼사업자의 신원 정보를 게시함으로써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하는 분쟁 해결과 피해의 신속한 구제를 도모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들은 사업자명·주소·전화번호·사업자등록번호·이용약관 등 사업자 정보를 게시하지 않는 위법행위를 이어 오고 있다.

아고다는 눈속임 상술을 통해 소비자 유인도 계속하고 있다.

아고다는 숙박 예약 상품을 판매하면서 이른바 현재 요금 유지 제한 시간 20분을 표시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해당 상품이 전부 판매가 되기 전까지 해당 가격은 유지되고 제한 시간도 매번 리셋된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지적하고 있는 전형적인 압박형 ‘다크패턴’ 유형으로 제한시간을 표시하는 등의 심리적인 압박을 가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상술이다.

전자상거래법 제21조에 따르면 전자상거래를 하는 사업자 또는 통신판매업자는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거래하는 행위 또는 청약 철회 등 계약의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 등을 해선 안 된다.

국내에서 부킹닷컴과 트립닷컴의 형편없는 회원 개인정보 보안 문제 역시 논란이 된 지 수년이 되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부킹닷컴의 경우 2018년부터 공식 계정 해킹을 통한 피싱 문자 발송 피해가 현재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해외 여행을 떠난 국내 여행객이 피싱 문자에 속아 돈을 잃는 것은 물론 당장 해외에서의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급하게 신용카드를 정지해 곤란한 상황을 겪는 일이 허다하다는 건 여행객 사이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지만 부킹닷컴은 사실상 문제 해결을 외면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 피해가 계속되지만 당국의 처벌은 부재한 상태다. 이 가운데 본사가 해외에 있는 업체의 경우 국내 언론의 비판과 소비자들의 원성에도 나몰라라식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이들 플랫폼이 해외 여행 상품 예약에 특화돼 있다 보니 악평이 자자함에도 여전히 이들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점도 이들이 국내에서 제기되는 비판에 무감각할 수 있는 이유일 수 있다.

이럴 때 더욱 절실한 것은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는 해외 여행 플랫폼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제재 의지일 것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여행 플랫폼에는 소비자를 보호하며 제대로 된 사업을 하라는 강한 경고를 줄 수 있고 국내 소비자에게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 이용 시 조심하라는 분명한 주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