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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진보 세력의 커다란 약점
진보 세력은 도저히 결합할 수 없는 두 집단이 함께 들어 있다는 커다란 약점을 안고 있다. 이른바 ‘진보’ 계열로 구분되는 정치 세력 안에 대한민국을 긍정하는 대한민국 세력과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반(反)대한민국 세력이 혼재해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세력에 포함되는 대부분의 진보 세력은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 체제의 대한민국을 긍정하면서도 정치·경제·사회 제도의 부분적 개혁을 통해 진보를 모색하는 그룹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체제 변혁적 진보가 아니라 체제 내에서 변화·발전을 지향하는 정상적인 개혁 세력인 것이다.
반면에 스스로를 ‘진보’ 세력이라 지칭하는 집단 가운데 사회주의 체제를 지향하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반대한민국·좌익·좌경세력이 실존하는 게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反대한민국이 아닌 진보 세력
5.16 군사혁명 이후 박정희 대통령 서거에 이어 제5공화국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지배해 온 군사정권 청산을 위해 1987년 6.10 항쟁에 참여한 대다수 당시 학생·청년층이었던 586세대의 시민들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또한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지지했던 사람들이나 자신을 진보 성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건전한 진보 그룹은 보수 그룹과 함께 대한민국이라는 마차를 이끌어 가는 두 개의 바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진보 세력은 보수 세력을 견제·자극하여 부패와 현실 안주를 막고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反대한민국인 진보 세력
진보 세력 중에는 반(反)대한민국 세력도 있다. 이들은 ‘진보’라는 미명하에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 체제의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사회주의 체제로의 변혁을 주장하는 좌익 세력이 중심을 이룬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데 방해가 되는 미군을 철수시키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것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좌익 세력은 스스로를 진보 세력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을 긍정하는 건전한 일반 ‘진보’ 세력과 엄연히 구별되어야 한다.
진보 세력의 주장 가운데 퇴보적인 내용들
진보 세력의 주장 중에는 퇴보적인 내용도 상당수 존재한다. 자신들을 진보 세력이라 일컫는 그룹의 주장들을 보면 개중에는 대한민국의 개혁과 발전을 지향하는 내용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고 북한의 체제적 특성을 나타내는 주장들이 혼재되어 있다. 이것은 진보 세력 내에 대한민국 세력과 반대한민국 세력의 그룹이 혼재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반대한민국 세력인 종북좌익 집단은 가난과 인권탄압·폐쇄적 민족주의·세습왕조 체제 등의 특징을 지닌 퇴보적인 북한 체제를 옹호하고, 이 체제로의 통일을 지향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어떻게 ‘미래를 향해 발전적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향하는 진보 세력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진보’라는 개념에는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진보주의’라는 용어의 모순점
사상으로서의 ‘진보주의(progressivism)’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인 용어가 아니다. 한국 정치사상 전문가인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진보라는 개념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대한민국 이외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정치사상을 정의할 때 ‘진보(progress)’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진보라는 개념은 대한민국 내에 있는 좌익·좌경 세력이 확산시킨 개념으로 국내에서만 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보수주의(conservatism)·자유주의(liberalism)라는 용어가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 미국에선 진보주의라는 용어가 사용되지만 그것은 사상(이데올로기)을 가리키는 용어가 아니고 개혁 운동을 일컫는 용어이다….”
유럽의 사상(思想) 실명제
현대 이데올로기의 발상지인 유럽에서는 보수주의·진보주의, 보수정당·진보정당과 같은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대부분 자유민주주의·사회민주주의·민주사회주의 등 사상 실명제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정치사상은 크게 보수주의와 자유주의로 구분한다. 미국의 공화당은 보수주의를, 민주당은 자유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자유주의’를 진보주의 개념으로 옮김으로써 마치 미국에서도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로 구분되는 사상 개념의 틀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든 것이다.
미국의 보수정당인 공화당 내에도 엄연히 진보 파벌이 존재한다. 진보는 보수의 대립 개념이 아니고 융화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진보를 보수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보수 세력이 마치 진보를 부정하는 퇴보·수구 세력인 것 같은 이미지가 일반 국민 모두에게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진보는 모두가 함께 지향해야 할 보편적 가치
진보는 정치인뿐 아니라 좌익 세력이 아닌 국민 모두가 지향해야 할 보편적 가치이다. 진보와 발전은 인류 사회가 생긴 이래 끊임없이 계속되어 온 과정이다. 그러므로 ‘진보’라는 말은 인류 모두가 함께 써야 할 일반 용어인 것이다.
진보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추구해야 할 가치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모든 주체가 진보하기 위해 각자 나름의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 또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끊임없이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현대는 누구나 끊임없이 문제점을 찾아 개혁·혁신하고 진보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 중 선호도 1위 박정희 대통령
오늘날 대한민국이 잘 먹고 잘살게 된 것, 전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은 지난날 정부와 국민이 일체가 되어 진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 덕분이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전 국민 대상 선호도 조사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약 70%의 압도적 비율로 선호도 1위의 대통령으로 긍정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것은 재직 당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여 물류를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제철·조선·자동차·반도체 등 국가 기간산업을 육성시켜 경제발전을 도모하였으며 새마을운동을 통해 국민 모두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으로써 국민 모두가 한마음·하나가 되어 밝은 미래를 꿈꾸며 희망을 갖고 하루하루 더 나은 방향을 향해 새로운 발전과 진보를 거듭할 수 있었다.
좌익이 독점해선 안 될 ‘진보’라는 용어
정치 세력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날의 민주화된 대한민국 정치 체제하에서는 어느 정당이든 진보와 발전을 지향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얻어 정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고인 물이 되어서는 안 되고 끊임없이 진보·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좌(左) 편향성을 보이는 세력들이 ‘진보’라는 용어를 독점하는 것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잘못이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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