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비상계엄 여파 점검… 새벽부터 긴급회의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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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에 주요 그룹, 금융시장 동향 점검해 대응 전략 수립
환율 등 재무리스크 점검… 여의도 사옥 있는 LG는 재택근무 권고
MBK, 기자간담회 일정 취소… 경제단체도 경제 여파 모니터링 집중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4 11:02:01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자정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으로 계엄군이 진입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한밤에 긴급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국내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계엄 해제에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경제·금융 시장에서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대응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삼성그룹과 LG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4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를 점검하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관련 영향을 분석하고 나선 것이다.

가장 큰 여파는 급등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이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원·달러 환율은 1440원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4일 오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18원 수준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15원가량 오른 것이다.

또한 뉴욕 증시에 상장된 한국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이는 등 금융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45년 만의 비상계엄 사태에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되자 코스피도 이날 기준 2% 가까이 하락 출발했다.

SK그룹은 이날 오전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일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하는 주요 경영진 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그룹 경영 활동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했다.

국회의사당과 가까운 위치인 여의도에 사옥이 있는 LG는 이날 새벽 비상 계엄과 관련해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등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LG도 이날 오전 계열사별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금융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해외 고객 문의에 대한 대응 등을 논의했다.

HD현대는 이날 오전 7시30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고 향후 발생 가능한 경제 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각사별 대응 전략을 수립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계엄 선포로 공항 통제 등 불안 요인이 컸던 항공사들의 경우 현재는 항공편을 정상 운항하고 있으나, 야간 운항편의 경우 안전 운항을 모니터링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기 리스료 등을 환율로 결제하는 항공사들은 환율 불안정에 따른 영향도 점검했다. 이번 사태로 한국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항공 수요의 전반적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고려아연과 경영권 갈등을 빚고 있는 MBK파트너스·영풍 연합도 이날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계엄 선포 여파로 일정을 취소했다.

경제단체도 이번 사태가 향후 경제계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오전에 임원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이날 오전 긴급 경영진 회의를 열고 간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국회의 해제가 한국 경제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