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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및 정치적 혼란으로 서민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은행 대출 등을 연체한 개인 차주는 600만 명을 넘어섰고 연체 잔액은 50조 원에 육박했다. 소액마저 제때 갚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민금융 상품인 소액생계비대출 연체율은 약 30%로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15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 금융감독원·신용정보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신용정보원 채권자변동정보 시스템에 등록된 연체 개인 차주 수는 614만4000명으로 나타났다. 연체 건수는 2만1460건·연체 잔액은 총 49조4441억 원이다.
채권자변동정보 시스템은 금융사에서 발생한 채권이 다른 금융사로 이전했을 때 그 변동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은행 대출과 카드론·현금서비스·신용카드 거래대금 등에서 연체 발생 시 5거래일 내 정보가 등록돼 개인사업자·개인 채무 연체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 ‘서민 급전’으로 일컫는 카드론도 증가세다. 11월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2조2201억 원으로 전월 대비 5332억 원 늘어나며 8월 말 세운 역대 최대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취약계층 상황은 심각하다. 김현정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신용·저소득층 대상 정책금융상품인 소액생계비대출 연체율은 10월 기준 29.7%로 높았다. 작년 말 11.7%였던 연체율은 5월 20%대에 들어선 뒤 빠르게 오르며 30%대에 근접했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이면서 연 소득 3500만 원 이하인 저신용·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연체가 있거나 소득 증빙 확인이 어려워도 최대 100만 원까지 당일 즉시 빌려주는 제도다. 쉬운 대출 구조 탓에 도덕적 해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매달 몇천 원의 이자도 밀릴 정도로 취약계층의 빚 상환 능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령대별로 보면 청년층 연체율이 높았다. 20대가 36.2%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32.4%로 뒤를 이었다. 중장년층인 40대(29.6%)·50대(26.3%)·60대(22.6%)·70대 이상(22.6%)은 비교적 낮았다. 경기 둔화에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청년층의 빚 상환 여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취약계층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불법 사금융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김현정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월부터 10월까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의 불법 사금융 상담 건수는 4만2409건으로 작년 전체(1만130건)수의 4배를 훌쩍 넘어섰다.
김현정 의원은 “많은 국민들이 대출을 연체하고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렸다는 사실은 경제적 불평등과 생활고의 심각성을 의미한다”며 “정부와 금융당국은 국민의 경제적 안정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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