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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시간)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대사를 북한 담당자로 발탁했다. 향후 미·북 대화 재개 관련한 함의가 읽힐 수 있어 주목된다. 트럼프는 그레넬의 직책을 ‘특별임무들을 위한 대통령 사절’로 규정하며 “베네수엘라·북한 등 전세계 가장 뜨거운” 이슈들을 맡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우선 주목되는 게 그레넬의 트럼프 측근 그룹 내 위상이다. 직업 외교관 출신인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1∼2008년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에서 공보·공공외교를 맡았으며, 트럼프1기 당시 세르비아·코소보 평화협상 대통령 특사와 주독대사,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 등을 하면서 트럼프 눈에 띄었다. 이번에 국무장관 유력 후보로까지 거론됐을 정도다. 외교·안보 분야 전문성, 트럼프와의 공감도, 검증된 충성도 등에선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를 능가한다고 평가된다.
북한 등 적성 국가에 대한 그레넬의 외교관(觀)이 7월 공화당 전당대회(밀워키)를 빌어 열린 행사 당시 발언에 잘 드러났다. 즉 “누가 그 나라 정상인지는 그(트럼프)에게 중요하지 않다. 미국을 위해 관여(외교)하고 투쟁하며 위대한 양자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1기 재임 중 김정은과 세 차례나 만난 것에 대해 “그를 승인한 게 아니라 그가 이웃과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으로 설명했다.
그레넬이나 그와 일할 국가안보 부보좌관 지명자 알렉스 웡 전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는 북한에 유화적이지 않다. 김정은이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해서 이른바 전략적 인내 명분 하에 그를 계속 방치하진 않을 트럼프의 구상이 이번 그레넬 지명에서 엿보인다. 무엇보다 대북외교에 나설 명분거리가 많아졌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트럼프1기 때보다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이 양·질 모두 크게 발전했으며 러시아 파병 및 미사일·포탄 제공 대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 기술 전수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미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 심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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