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에 ‘장미 대선 체제’ 전환한 野… 결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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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헌재, 尹 파면 절차 신속 진행해야”
尹, 헌재서 혐의 적극 부인해 재판 지연할 듯
홍준표 “국민이 범죄자를 택할 리가 있겠나”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5 14:19:58

▲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우원식 국회의장과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야당은 조기 대선 체제로 전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대통령 파면 절차 진행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설사 이 대표 뜻대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승산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헌재를 향해 “윤 대통령 파면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달라. 그것만이 국가 혼란을 최소화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대법원 판결은 내년 5월께 나올 예정이다. 이 대표는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이 선고된 바 있다. 1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이 대표 입장에서는 내년 5월 전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비상계엄 논란 기세를 탄 이 대표로서는 계엄에 부정적인 여론이 사그라지기 전에 대선을 치러야 할 필요성도 있다. 이를 위해선 헌재가 가능한 빨리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 청구를 인용해야 한다. 헌재가 인용하더라도 대선 준비 기간(60일 이내 선거)이 있기에 이 대표는 급할 수밖에 없다.

헌재는 16일 재판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헌재는 헌법재판소법 38조에 따라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 즉 내년 6월11일까지 결론을 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헌재의 결정 시기를 예상하기 힘들다. 다만 현 헌재 체제를 보면 가늠할 수 있다. 현재 헌재는 국회 추천 몫 3인이 공석인 6인 체제다. 민주당은 최근 정계선 서울서부지법원장·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 등 2명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추천했다. 국민의힘은 조한창 변호사를 추천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조만간 새 재판관 3인 임명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5일 한 대행 탄핵 절차는 밟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등 기존 재판관 2명의 퇴임 시기가 내년 4월18일이라는 점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헌재는 9인 체제에서의 심리·결정을 위해 내년 4월 전에 탄핵안 인용 여부를 내놓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대선은 내년 5·6월께 치러진다. 차기 대선에 출마하느냐 마느냐를 가름할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 대표로서는 1·2달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게 되는 셈이다.

정치권에 의하면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대선 출마 저지를 위해 탄핵 재판을 최대한 지연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계엄 위법성 및 내란 의혹 등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보다는 비교적 혐의가 단순하다. 그러나 헌재 심리 과정에서 혐의를 적극 다투지 않은 박 전 대통령과 달리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은 혐의를 적극 부인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이미 12일 담화문에서 계엄 위법성과 내란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사실상 헌재 변론 요지를 내놨다는 평가가 나왔다.

헌재법 51조도 탄핵 재판 지연 방안이 될 수 있다. 51조는 ‘탄핵과 같은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는 경우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내란·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될 경우 같은 이유로 소추된 탄핵 심판은 재판부 재량에 따라 장기간 정지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유지하기에 이 대표의 내년 대법원 판결 전 ‘장미 대선’ 계획은 물거품이 될 여지가 있다.

이 대표는 해당 시나리오들에 대비해 선거법 재판을 최대한 늦추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이 대표가 이미 재판 지연에 돌입했다는 추측도 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11일 “이 대표는 2심에서 별도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고 소송 기록 접수 통지도 받지 않고 있다”며 ‘꼼수 지연’을 주장했다.

설령 이 대표 의도대로 ‘장미 대선’이 열린다 해도 그의 사법리스크가 발목 잡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5일 자신의 SNS에서 “아무리 그렇다 해도 우리 국민이 범죄자를 대통령으로 만들 리가 있겠나”며 “포기하거나 우왕좌왕해선 안 된다. 힘을 내자”고 독려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