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주일 美 대사에 '對中견제' 분명한 대통령 당선인 측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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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미 정부의 일본 중시 발언과 글래스 지명자 환영"
CNN "트럼프, 아베 전 총리 미망인 안부 자주 챙겨"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7 18:13:36

▲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주일대사로 조지 글래스 전 포르투갈 대사를 지명했다. 글래스는 트럼프의 오랜 후원자이자 포르투갈 대사 재임 시절 현지 화웨이 장비 도입을 저지하는 등 중국견제 전략에 의지와 능력을 발휘해 온 인물이다. AFP=연합뉴스

▲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내외가 아베 신조 전 일본총리의 미망인 아키에 여사를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저택에 초대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엑스에 이때의 사진을 올리며 "고인이 된 아베 총리와 그의 눈부신 유산을 추억한다"고 적었다. CNN은 아베 전 총리의 피습 사망 이후 트럼프 내외가 아키에 여사의 안부를 정기적으로 챙겨 왔다고 전했다. 멜라니아 트럼프 엑스 계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일본 주재 미국 대사로 조지 글래스 전 포르투갈 대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글에서 “글래스를 차기 주일 미국 대사로 발표하게 돼 기쁘다. 투자은행 사장을 지낸 조지가 비즈니스 감각을 대사직에 발휘할 것”이라며 “그는 항상 미국을 최우선에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래스 지명자는 재계 출신으로 트럼프를 오랫동안 후원해 왔다. 1990년 포틀랜드에서 기술 분야에 특화한 투자은행 ‘퍼시픽 크레스트 시큐리티스’를 설립했으며 2015년엔 아파트 단지 및 임대 주택 매입·운영 회사인 ‘MGG 디벨로프먼트’를 세워 부동산 개발업에 진출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를 지원해 공신의 한 사람이 된 뒤 2017년 포르투갈 주재 대사로 부임했다.

글래스 지명자는 약 4년간 포르투갈 주재 미국 대사로서 에너지·농업 분야 등 경제 분야 교류에 관심을 기울였고 꾸준히 중국의 진출을 견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중국 통신장비 및 휴대전화 제조업체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사업 참여를 반대했다. 포르투갈이 주요 항구 건설을 중국 업체에 맡길 경우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미국산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해 포르투갈 일각에서 반발 여론을 부른 바 있다.

글래스 지명자는 또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3월 포르투갈 현지 매체에 중국이 팬데믹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려 선전 캠페인을 시작했다는 비판 글을 기고했으며 올해 대선 과정에선 트럼프를 위한 선거자금 모금 활동을 벌였다. 글래스 지명자의 일본 인연이 확인되진 않았으나, 일본 언론은 2017년 주포르투갈 대사직 인준을 위해 미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에 제출된 자료 등에 근거해 그의 세 아들 중 장남이 일본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 중이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7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주일 미 대사 지명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어 “일본과 미국의 가교 역할을 맡을 중요한 임무”라며 “조기에 부임해 일·미 관계 증진에 노력해 달라. 차기 (미) 정권과 일·미 동맹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지 공영 NHK에선 “글래스 지명자가 부임하면 중국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지지(時事)통신은 “투자은행과 부동산 관련 경험이 많고 하이테크 분야에도 조예가 깊다. 일본에 중국과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설했다.

앞서 5일 트럼프는 데이비드 퍼듀 전 연방 상원의원을 중국 주재 대사로 지명한 반면 주한 미 대사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여러가지가 고려돼야 할 중요한 자리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으나 트럼프의 복심 중의 복심이 될 것이란 전망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트럼프는 집권1기 때 역시 일본과 중국 주재 대사를 미리 지명한 반면 주한 대사를 공석으로 놔두다 취임 후 1년6개월 지난 2018년 7월에야 해리 해리스 전 미 태평양군사령관을 임명한 바 있다. 지금처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아베 신조(1954~2022) 전 총리를 향한 높은 신뢰와 공사(公私) 아우른 우정이 눈길을 끈다. 아베는 인도·태평양 중심의 중국견제 구상을 제일 먼저 제출했으며 트럼프1기 시절부터 주일미군 비용의 일본 측 부담분을 자청해 높이는 등 미국 주도 세계질서 유지에 진력한 인물로 평가된다. 당시 적대적 국내외 환경 속에 고전하던 트럼프로선 아베가 든든한 우군이자 동지였고 그에 대한 감사와 믿음을 표출하곤 했다.

트럼프 부부는 아베 전 총리가 2년 전 선거 지원 유세 중 불의의 피습으로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아키에 여사와 교류를 이어 왔다. 17일 일본 매체들이 아키에 여사가 플로리다 팜비치의 트럼프 저택 마라라고에 초대된 모습을 앞다퉈 자세히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엑스에 트럼프 부부가 아키에를 가운데 두고 찍은 사진과 “고인이 된 아베 전 총리와 그의 눈부신 유산을 기억한다”는 글을 올렸다. 미 CNN에 따르면 트럼프 내외가 정기적으로 아키에 여사의 안부를 챙겨 왔다고 한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