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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대장)이 검찰에 구속됐다. 사유는 ‘도망 우려’이다. 인사·군수 지휘통제권인 군정권(軍政權)을 가진 육군참모총장이 구속되며 군 내부에서는 짙은 한탄과 자조가 쏟아지고 있다.
17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날 내란 중요 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박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군사법원에서 발부됐다고 밝혔다. 군사법원은 박 총장이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뒤 ‘군 미결수’ 신분으로 군미결수용실에 수감됐다. 박 총장 구속으로 검찰은 여인형(중장) 국군방첩사령관·곽종근(중장) 특수전사령관(육사 47기)·이진우(중장) 수도방위사령관(육사 48기) 계엄 사태 핵심 군 지휘부의 신병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박 총장은 3일 계엄 선포 이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인물로 포고령 제1호도 박 총장 이름으로 발표됐다. 육군참모총장은 대한민국 국군 의전 서열 2위로 국방부 장관의 명을 받아 37만 육군을 지휘·감독한다. 육군 복무 현역 장교 중 최고 서열로 합참의장이 군령권을 가지고 있으며 각 군 참모총장이 군정권을 통해 국군 지휘 체계를 완성해 왔다.
특히 육·해·공 3군 중 압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육참총장의 상징과 권위는 합참의장이나 국방부 장관에 버금간다는 설이 돌 정도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 같은 육참총장의 비중을 높게 사 5일 비상계엄을 건의했다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면직은 재가했으나 박 총장의 사의는 반려할 정도였다. 윤 대통령은 "“최근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안정적인 군 운영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날 구속은 1979년 전두환·노태우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당시 정승화 육참총장 이후 45년 만이다. 해당 소식에 군 내부는 ‘군 해체 절차에 들어간 것 아니냐’ ‘헌재 심판이 나온 것도 아닌데 수사 속도가 가파르다’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군 소식통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국 전 혁신당 의원은 유죄판결이 나도 ‘도망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을 안 시켰는데, 한 나라의 육군참모총장은 ‘도망 우려’를 운운하며 구속하는 것은 ‘군 망신 주기’ 외에 어떠한 목적도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정치인은 도망 우려가 없고 군인만 도망 우려가 있다는 나라에서 누가 군을 명예스러운 직업으로 여기겠느냐”라고 되물었다.
다른 소식통은 “각 군 대비 태세를 완성하기 위해서 군령에는 군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다”라며 “육참총장의 이번 구속으로 군 내부에서는 육군이 현재까지 진행해 오던 미래 사업 관련 제동이 걸릴 것과 군사대비태세가 보다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해왔다.
한편으로는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군 지휘부의 지휘 능력 논란을 극복하기 위한 쇄신과 혁신의 분위기가 있다는 목소리도 전해졌다. 소식통은 “군 내부에서 외부에 휘둘리지 않는 강한 육군으로의 도약과 쇄신을 위한 반성과 자조의 목소리와 함께 앞에서부터 언급되던 육군혁신을 위한 실체적 로드맵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태가 일정 정도 봉합되면 구체적 육군 강화 방안이 도출될 것”이라고 했다.
박정이 (예비역 육군 대장) 밀리테크협회의 회장은 “국군 장병들은 흔들리지 말고 헌법에 명시된 국토방위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만 집중하여 오로지 군사대비태세 유지에 전념해야 할 것”이라며 “박 총장의 구속은 불행한 사태이지만, 야권의 정치적 공세와 책임이 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정확한 판단이 담긴 탄핵 심판 결과를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불행한 사태는 현재진행이지만, 국군장병의 국토방위 임무가 무너질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안보 공백과 더 큰 불행이 찾아올 수 있다”며 “이런 사태일수록 국군장병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고 함께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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