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밥상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물가는 매년 뛰고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 살기 힘들어지는 것은 서민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작년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21.01로 전년(117.38)보다 3.1%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년(6.0%)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전체 소비자물가지수(2.3%)보다 높다.
외식 물가지수는 2022년 7.7%·2023년 6.0% 각각 오른 데 이어 3년 연속 3% 이상 상승세를 보였고 2012년 이래 12년째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웃돌았다.
주요 외식 메뉴별 가격 상승률을 보면 도시락 가격이 5.9%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떡볶이 5.8%·햄버거 5.4%·김밥 5.3% 등도 가격이 올랐다. 칼국수·치킨(각 4.8%)·냉면(4.2%)·쌀국수(4.1%) 등은 4%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로 서민이 많이 찾는 메뉴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농산물 가격도 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무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98.4% 폭등했다. 당근 65.5%·김 34.3%·귤 32.4%·배추 26.4%·배 22.8%·김치 13.6%씩 올랐다. 식용유 8.0%·간장 7.6% 등 일부 필수 식재료 상승률도 12월 전체 평균 물가상승률 1.9%를 웃돌았다. 수산물 가격도 심상치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마른김(중품) 10장의 평균 소매가격은 10일 기준 1562원으로 한 장에 150원을 돌파했다. 마른김은 1년 사이 가격이 48% 올랐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승세도 12주째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에게선 ‘장 보기 겁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상기후와 원화값 약세가 ‘뉴노멀’로 굳어지면서 물가가 쉽게 잡히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12월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원화 약세가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를 최대 0.1p 높였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서민의 삶은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임금인상률이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지출 품목을 줄이고 절약하면서 고물가 상황을 견디고 있다.
실제 40·50대 주부의 전유물이었던 대형마트 전단지는 최근 30대 부부들의 장보기 필수 아이템이 됐다. 이뿐만 아니라 백화점이 아닌 제조·유통 일원화(SPA) 매장에서 옷을 사거나 중고거래를 시작한 30대 직장인도 부쩍 늘고 있다.
기자가 취재 차 만난 양천구청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5세) 씨는 유니클로·탑텐 등 스파(SPA·제조와 유통 일원화) 브랜드 옷을 구매해 입는다. 김씨는 “옷을 하나 사도 좋은 거 사자주의였지만, 최근 2년 사이 스파 브랜드 옷들을 구매해 입는다”면서 “스파 브랜드 옷도 가격도 많이 비싸져 괜찮은 옷을 사려면 보통 10만 원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고 플랫폼 당근을 시작한 직장인 김하늘(30) 씨는 “입지 않는 패딩 3개를 모두 당근에서 팔았다”며 “패딩을 5년 넘게 입어서 누가 살 사람 있을까 하면서 올렸는데 올리자마자 구매자가 나타났다”고 웃으며 본인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가 급등하면서 올해 설 차례상 비용(4인 기준)이 대형마트 기준 40만 원을 돌파하자 성수품 물가 안정에 나섰다. 정부는 올해 설 성수품 공급을 역대 최대 규모인 26.5만t으로 확대하고 정부와 유통업체의 자체 할인 지원을 포함해 총 900억 원 규모의 할인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설 연휴를 앞둔 물가 안정이 아니라 올해 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부터 고물가로 고통받는 서민이 점점 더 살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는 민심과 직결된다. 정부가 물가를 잡지 않으면 민심은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