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안정국(금안국) 직원들의 주식 거래 규모가 1년 새 5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안국 직원들의 주식 순거래액은 총 2억 742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520만 원)와 비교해 1년 만에 52.7배 급증한 규모다.
거래 건수도 대폭 늘었다. 올 상반기 금안국 직원들의 주식 매매 거래 건수는 22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68건)보다 3.3배 뛰었다. 거래 건수보다 거래액 증가폭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은 1건당 투자액이 대폭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시장 기류 변화를 앞두고 정책 담당자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고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번 집계는 한은 내규상 금융감독원 정보 접근 권한이 부여돼 주식 거래 현황 신고 의무가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금안국의 경우 전체 64명 가운데 지분증권, 단일종목 ETF, 채권 등을 거래하는 일부 직원이 신고 대상이다.
금안국 직원들의 주식 순거래액은 2024년 상반기 10만 원에서 하반기 2350만 원, 지난해 상반기 520만 원, 하반기 6910만 원으로 등락을 반복하다 올해 들어 폭증세를 보였다.
금융시장 내부 동향을 살피는 금융시장국 직원들의 주식 거래도 수직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금융시장국장을 포함해 공개시장부장, 시장운영팀 직원들의 주식 순거래액은 총 2억 1950만 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910만 원의 24배에 달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거래 건수 역시 19건에서 59건으로 3배 이상 불었다.
반면, 통화정책 및 경제 전망 담당 부서의 주식 거래는 경직된 흐름을 보였다. 통화정책국 직원들의 주식 순거래액은 지난해 상반기 5410만 원에서 올 상반기 210만 원으로 급감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를 앞두고 증시 약세를 예측해 선제적 위험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경제 전망을 맡은 조사국 역시 올 상반기 순거래액이 590만 원에 불과했고, 전년 동기에는 거래가 아예 없었다.
문제의 핵심은 금안국이 고위험 상품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경고음을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주식 거래 행태까지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의 주가 움직임을 배수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주가 하락 시 손실 폭이 커지는 대표적인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금안국은 6월 24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해당 ETF에 대해 “해외 상장 ETF와의 규제 불균형을 해소해 국내 자금 유출 방지 및 해외 자금 유입에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또 “국내 우량주에 대한 고위험·고수익 수요를 흡수하고 시장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 역시 내놨다.
그러나 이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이틀 전인 22일 “(ETF 도입을)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한다”는 공식 사과를 내놓은 직후였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감독당국 수장의 입장 표명 직후 한은이 옹호성 보고서를 낸 셈이라 엇박자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충분히 경고하지 못했다. 국민께 송구하다”는 뜻을 전했다. 금안보고서 내용에 대해서도 “당시 상황을 봐서는 적절하지 않았다”며 한은의 판단 착오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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