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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상과 네뷸러상·로커스상·존 W. 캠벨 신인작가상을 동시에 수상한 배리 B. 롱이어의 소설 ‘에너미 마인’이 출간됐다. 볼프강 페테르젠 감독에 의해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한 이 소설은 SF의 열혈 독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흥미롭게 읽고 즐길 만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출간된 앤솔러지 ‘환상특급’에 ‘적과 나’라는 제목으로 처음 실렸는데 책이 절판되면서 꾸준히 복간을 요청 받아왔다.
책은 지구인과 외계인 이 전투를 하던 중 한 행성에 불시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적으로 만났지만 둘은 금세 친구가 되는데 소설에서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지점은 지구인이 외계인 아기를 맡아 키운다는 설정이다.
책은 유머러스한 내용과 예상치 못한 전개 그리고 레트로 감수성으로 큰 재미를 주는 한편 지금 시대의 화두인 ‘돌봄’이라는 큰 주제를 담고 있다.
지구인 데이비지와 드랙인 쉬간은 파이린 4호라는 무인 행성에 불시착한다. 인간과 드랙. 두 종족은 우주의 행성들을 개척하는 중에 오랜 세월 적대 관계로 지내왔다.
인간에게 드랙은 그 생김새부터 꺼려지는 존재다. 노란 피부에 노란 눈동자를 가졌고 얼굴은 코가 거의 없다. 손가락은 셋이다. 양성체라서 한 몸에 남성과 여성 생식기가 함께 있다. 하지만 데이비지와 쉬간은 척박하고 고립된 환경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손을 맞잡는다.
머물 수 있는 집을 짓고 땔깜과 식량을 구하며 비축하고 바람과 파도를 피하고, 봉화를 올려 구조 요청을 하는 와중에 그 둘은 친밀한 사이가 되어버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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