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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절세계좌 해외펀드 배당금 이중과세 문제에 대해 국내납부세액 한도 내에서 외국납부세액을 인정하고 공제하는 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ISA 계좌 만기 시 국내에서 납부해야 하는 세금(세율 9%)에서 외국에 낸 세금을 공제한다는 계획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투자협회·자산운용업계는 작년 하반기 시작한 논의 끝에 ISA 계좌별 소득합산 시 외국납부세액 공제를 적용하는 기준을 새로 마련했다.
앞서 1월1일 정부는 2021년 결정한 펀드 외국납부세액 공제 방식 개편을 시행하면서 해외 투자 펀드에 대한 ‘선(先) 환급 후(後) 원천징수’ 제도를 없앴다. 종전까지는 자산운용사들이 외국 현지에서 세금을 떼고 배당금을 받아와도 국세청이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 해당 금액을 먼저 환급해 줬기 때문에 절세계좌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배당금을 100% 받을 수 있었다.
바뀐 세법에 따라 정부는 펀드별로 외국의 원천징수세율과 국내 원천징수세율을 비교해 투자자가 펀드에서 소득을 지급받을 때 국내에서 납부해야 하는 세금에서 외국에 낸 세금을 공제한다. 외국에서 국내보다 덜 걷히면 차액을 추가 징수하고 더 걷히면 중복으로 낸 세금을 국내 납부 세액 한도 내에서 되돌려주는 셈이다. 후자의 경우 외국에만 납부한 것과 동일하다.
문제는 ‘트랙 레코드’ 확보 여부다. ISA·연금계좌는 오랜 기간 운용하는 계좌이고 편입 펀드도 수십 개에 달하는데 이 펀드에서 발생한 손익을 통산한다. 이 때문에 세금을 정확히 거두기 위해선 펀드별로 연간 외국 원천징수세율과 외국납부세액을 정확히 파악해 데이터를 쌓아놔야 한다.
논의 끝에 정부와 업계는 방대한 데이터 관리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모든 해외펀드에 대해 배당소득세율 14%를 현지에서 원천징수 했다고 인정하고 그 일부(국내납부세액 한도)를 공제하기로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모델 조세조약에 따른 우리나라와 국가별 협약을 살펴보면 현지 과세당국의 배당금 원천징수 세율은 미국이 15%이고 중국·일본 등은 10%다. 14%로 정한 건 미국 투자 비중이 크지만 그 외 국가에도 투자하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손실이 난 펀드도 외국납부세액 공제 대상에 포함한다. 손실 펀드는 국내에 낼 세금이 없어 공제 대상에서 빠져야 하지만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어 공제 대상에 넣게 됐다. 종전까진 ISA 만기 시 투자상품 손익을 통산해 비과세 한도(일반형 200만 원) 초과분에 대해 9%의 세금을 냈지만 추후엔 ISA 만기 때 내야 하는 세금에서 원천징수된 세금 일부를 되돌려받게 된다.
공제 금액은 ISA 계좌 내 손실 펀드 등 모든 펀드의 외국납부세액을 일종의 ‘크레딧’처럼 적립한 것에서 일정 공제율(14% 세율로 원천징수한 것으로 간주한 공제율)을 적용한 액수가 된다. 세부적 기준은 상반기 정부·업계 논의를 거쳐 방안을 만들고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정부의 절충안에도 외국납부세액 공제 취지에 어긋나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외국납부세액을 공제해 주는 쪽으로 일정 부분 물러서기는 했지만 ISA 저율 과세 취지가 세율이 높은 나라에서 투자한 사람의 납부 세액을 국내에서 메꿔주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국고로 외국에 낸 세금 일부를 돌려주는 것은 지금처럼 세입 환경이 어려울 때 이견이 있을 수 있어 최종적 해결을 위해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취지에 맞도록 2~3년 내 제도를 손질하고 투자자 홍보를 통해 원칙대로 가는 게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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