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한다던 ‘전 국민 25만 원’ 끼워넣기… 野 35조 추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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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만에 이름만 ‘민생 회복 소비쿠폰’으로 바꿔 재추진
與 “우클릭은 가짜 클릭… 신뢰부터 먼저 회복하라” 일갈
민주당 내서도 비판·성토… 이광재 “정신 좀 차려라” 직격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6 14:04:21

▲ 2017년 2월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본소득 토론회에서 성남사랑상품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민생회복지원금)’ 포기 의사를 내놓은 지 며칠 만에 민주당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재추진에 나섰다. 이 대표의 ‘반도체 업계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시사 등에 대해서도 신뢰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여당을 중심으로 고조된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거짓말을 모국어처럼 쓰는 ‘거짓말 네이티브 스피커’의 말을 믿는 국민이 누가 있겠나”며 “이 대표에게 우선 필요한 건 화려한 주장이나 정치적 수사가 아닌 최소한의 신뢰성 회복”이라고 꼬집었다.

신 대변인은 “이 대표는 그간 흑묘백묘론을 앞세워 주 52시간제 예외 수용·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 철회·기본사회 위원장직 사퇴 등을 시사했으나 현실화한 건 하나도 없었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이 대표의 우클릭은 우클릭이 아닌 가짜 클릭’이란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생회복지원금 때문에 추경 편성을 못 하겠다면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달 10일에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추경 편성에 꼭 필요하다면 특정 항목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13일 민주당은 약 35조 원 규모의 자체 ‘슈퍼 추경안’을 공개했다. 민주당 추경안에는 이 대표가 불과 며칠 전에 폐지를 시사했던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액수는 전체 추경 규모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13조1000억 원이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추경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더 좋은 사업을 제안하면 (지역화폐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뜻이었다”며 “정부 조치가 없는데 핵심 사업을 포기할 순 없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제안한 추경 중 13조1000억 원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돼 있다. 이것은 지역상품권”이라며 “이 대표는 민생지원금을 포기한다더니 이번엔 소비쿠폰이라고 이름만 바꿔 가져왔다”고 직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만약 이 막대한 예산이 이 대표 개인 돈이라면 이렇게 막 썼겠나. 자신은 과일값·빵값이 아까워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람 아닌가”며 “지역상품권 남발은 소비 진작 효과가 미미하고 국가 재정에 막대한 부담이 된다. 그 부담은 미래 세대가 떠안아야 하는 부채가 될 것이다. (이 대표가) 만약 자신이 빚을 갚는다고 하면 절대 이렇게 무리한 추경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전 국민 25만 원 지급에 대한 비판·성토가 이어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4일 광주경영자총협회 특강에서 “여전히 전 국민에게 25만 원씩 민생회복지원금을 주자고 한다.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과 비슷하게 나오는 건 당이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4일 자신의 SNS에서 “민주당이 통 크게 양보하자. 25만 원 고집을 버리자”고 했다. 이광재 전 의원도 SNS에서 “정신 좀 차리자. 정도를 가자”고 했다.

당 안팎의 협공에 친명계 지도부도 한 발 물러섰다. 진성준 의장은 “(정부·여당과의) 협의 과정에서 선별 지원으로 조정할 수도 있고 더 나은 사업이 있으면 포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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