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 악마의 맷돌 끝없어’ 故 김새론도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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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구하라·설리 이어 5년 만에 김새론까지
‘사생활’ ‘과거 이력’ 박제하며 ‘괘씸죄’ 묻고 조리돌림
사이버렉카 뿐만 아니라 언론·악성댓글러 ‘책임도 물어야’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9 11:57:51

배우 김새론이 갑작스레 사망한 것의 배경에는 사이버렉카와 연예가의 무분별한 ‘사생활 공개’와 이의 억측성 발언 쏟아내기 문화가 뒷받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8일 ‘천재 아역배우’로 불리던 김새론은 16일 오후 김새론은 성동구 성수동 자택에서 숨진 채로 지인에 의해 발견됐다. 향년 24세 나이로,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나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며, 고인은 특별한 유서를 남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고인의 빈소는 17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부모님과 여동생인 배우 김아론(23)·예론(20)이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발인은 19일이다.

2000년 7월생인 김새론은 출생 후 이듬해인 만 두 살인 2001년 잡지 ‘앙팡’ 표지에 출연해 유아 모델로 연예 활동을 시작한 후 국내 대표 아역배우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성장했다. 2009년 10월 영화계 거장 이창동 감독 제작 한국·프랑스 합작 영화 ‘여행자’에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정식 데뷔를 했으며 정식 데뷔 후 해당 영화가 세대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에 초청받아 칸 진출 최연소 여배우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그의 모든 비극은 2022년 음주 운전 사건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이듬해 1심 2000만 원 벌금형을 선고받은 후 자숙을 이어왔다. 그가 지난해 연극 ‘동치미’를 통해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내자 언론은 무분별한 ‘인신공격’에 이어 마녀사냥에 가까운 인신공격을 이어왔다. 이들은 △생활고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유명 남성 배우와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것 등을 두고 ‘괘씸죄’를 운운하며 그가 더욱 자숙하지 않는다고 몰아붙였다.

도 넘은 행태는 김새론의 죽음으로 인해 국제사회에도 알려졌다 미국 유력 언론 뉴욕타임스(NYT)는 2019년 각각 25세와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등진 가수 설리와 구하라를 언급하며 김새론을 기렸다. 이 매체는 이들이 한국 연예계에서 무엇인가를 ‘주장’ 혹은 ‘행동’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생활이 폭로’되고 ‘온라인 공격’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과거 유명 사이버렉카들의 먹잇감이 되어 신상이 공개 박제된 후 패륜적 모욕까지 들어야 했던 피해자 A 씨는 스카이데일리에 “김새론에 대해 억측성 비난을 쏟아내고,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조차도 조작 의혹 등을 제기한 유튜버를 비롯한 언론사 연예부 기자들, 이에 악성 댓글을 달고 조롱했던 유튜버들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유명 사이버렉카가 하는 방송을 그대로 받아쓰거나 재생산하는 이들 또한 모두 비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이버렉카들의 먹잇감이 되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한순간 했던 말이나 행동이 공개 박제되어 극단적 해석이 붙은 후 한 사람이 악마가 되고 그 관계자들까지 돌이킬 수 없는 고통에 빠지게 된다”고 밝혔다.

최근 ‘팬 폭행 방관 논란’을 빚어 자숙에 들어간 제시의 미국 국적 지인 B 씨도 스카이데일리에 이 같은 온라인 마녀사냥 문화를 비판했다. 그는 “제시 사건 때 한국 언론과 사이버렉카 문화가 얼마나 야만 하며 공격적이고 폭력적인지 깨닫게 됐다”며 “제시는 당시 폭행 자리를 피했다는 이유 만으로 연예계 회복 자체가 어려울 정도의 인신공격과 테러 수준의 피해를 봤으며 유튜브와 언론기사 그리고 온라인커뮤니티 가릴 것 없이 폭발하듯 공격이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당사자들은 죽음과 같은 고통을 맛보아야 하지만 당사자들은 한낱 조회수 팔이 정도로 끝나는 게 어떻게 당연한 일이냐?”고 되물었다.

한편, 개인의 사생활을 폭로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사이버렉카’ 사태는 지난해 ‘쯔양 사건을 통해 수면으로 떠올랐다. 사이버렉카 중 일부가 개인 생활 혹은 과거 등의 폭로 여부를 저울질하며 당사자에게 금전을 요구하고 협박을 일삼는 정황과 증거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특히 온라인 공격을 일삼는 이들에 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처벌 강화와 수익 몰수의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사이버렉카들은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고소 혹은 고발을 당해도 수십만 원의 벌금형에 그쳐온 게 전부였다. 이마저도 신원 확인을 할 수 없으면 고발과 수사 과정까지 가닿는 게 힘들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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